호주 태즈메이니아, 세계 최초 담배 없는 주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9일 1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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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청정 지역 섬들로 이름 높은 호주 태즈메이니아 주(州)가 세계 최초로 '담배연기 없는 주'가 될 전망이라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29일 보도했다.

태즈메이니아 주 북서부 해안도시 버니 시의회는 최근 주 정부 정책 보고서를 바탕으로 금연 법 추진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합의안이 확정되면 이르면 내년부터 버니 시 공공장소에선 흡연이 금지되며 담배 유통이나 판매, 소지까지 제한된다. 심지어 해안가나 개인주택 마당에서도 담배를 필 수 없다. 아울러 흡연자가 담배를 끊으면 금전적 보상을 제공한다. 인디펜던트는 "세계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금연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강력한 금연 정책은 태즈메이니아 주에서 버니 시가 처음은 아니다. 주도인 호바트 시는 8월 이와 비슷한 정책을 주 정부령으로 공표했다. 론서스턴 시 등 나머지 시들도 이미 시행 중이거나 곧 추진할 전망이다.

사실 태즈메이니아 주가 금연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호주 정부의 압력이 자리 잡고 있다. 호주 정부는 몇 해 전부터 금연 인구를 늘리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로 1995년 26%였던 흡연율은 현재 17%까지 내려갔으며, 2020년엔 10% 아래로 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태즈메이니아 주는 청정 이미지와 달리 흡연율이 25%나 돼 큰 걸림돌로 지목받아왔다.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다. 공공장소 금연 정도면 몰라도 담배 소지나 사유지 흡연까지 법으로 막겠다는 발상은 인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반발하는 여론도 있다. 시민단체 '호주 시민자유연합(CLA)'의 팀 바인스 대표는 "금연이 좋긴 하지만 흡연자를 범법자로 만들 순 없다"고 지적했다. 론서스턴 시의회의 이반 딘 의원은 "1930년대 미국에서 강제 시행한 '금주법'이 결국 실패했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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