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풍력발전 보조금 지급, WTO규정 위반”… 中, 희토류 규제 철회 요구 거절 등 긴장 고조
내년 1월 19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통상관계에 다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위안화 절상 문제와 함께 통상문제가 양국 정상회담에서 주요 이슈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2일(현지 시간)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 정부가 풍력발전 설비회사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는지를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거액의 보조금을 자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업체에만 제공하는 것은 WTO 교역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이 미국 회사의 중국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며 시정의 필요성을 촉구해 왔다. 미중 양국이 WTO 틀 안에서 보조금 지급을 둘러싼 분쟁 해결방안에 대한 상호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미국은 WTO에 중국에 대한 제재조치를 공식 요구할 수 있다.
미 정부 당국자는 중국 정부가 2008년 풍력설비특별기금에서 거액의 보조금을 풍력터빈과 관련 부품 등을 제작하는 중국 회사에 지급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미국의 주요 노조들은 9월 중국이 녹색 에너지시장 장악을 위해 수천억 달러 규모의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비난했다.
USTR는 23일 발표한 WTO 규정이행에 관한 연례 평가보고서에서도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할 당시 제시한 시장개방 약속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USTR는 “중국 정부가 미국 업체에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과도하고 교역 자체를 왜곡시키는 개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올해 자국 회사 지원에는 상당한 재원을 쏟아 부으면서도 원산지가 다른 국가 제품과 외국 서비스 제공회사에 대해서는 시장접근을 제한하는 산업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간 상무 및 무역 관련 고위급 협의에서 희토류 수출규제를 철회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례보고서는 “이번 고위급 협의에서 미국은 희토류 수출 규제를 철회할 것을 압박했지만 중국은 현재까지도 정책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97%를 독점하고 있으며 희토류 수출할당량 제도와 수출 관세를 활용해 수출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희토류 수출량을 지난해보다 40% 줄였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풍력발전 설비업체의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중국을 WTO에 제소한 데 대해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의 결정을 매우 우려한다”며 “풍력발전을 개발하는 중국의 정책은 WTO 규정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