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어업사무소 ‘흉포화’ 中어선 단속비법 관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1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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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경비정을 어선으로 들이박고 검문에 나선해양경찰관에게 둔기를 휘둘러 중태에 빠뜨리고..."

우리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은 물론 영해까지 침범해 불법 조업을 벌이는 중국어선이 갈수록 조직화, 흉포화하면서 서해 황금어장의 수산 자원 보존에 비상이 걸렸다.

완전 무장한 특공대원까지 탑승한 해경 경비정도 중국 어선 나포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비무장 상태나 다름없는 농림수산식품부 서해어업지도사무소 어업지도선이 저항 없이 중국어선을 귀신같이 나포해 그 비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해어업지도사무소는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우리 측 EEZ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어선 12척을 나포했다. 극렬 저항으로 해경도 나포가 쉽지 않다는 무허가 어선도 포함됐다.

서해에 떠 있는 어업지도선 15척 가운데 중국어선을 잡을 수 있는 선박은 1000t급 이상 3척 정도다.

이 선박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불법 조업 혐의로 나포한 중국어선은 56척으로 작년(12척)보다 4배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특공대가 탄 태안과 군산해경 경비정이 같은 기간 나포한 중국어선 42척보다 훨씬 많다.

이처럼 많은 불법 중국어선을 맨손으로 나포하는 데는 나름대로 비법이 있었다.

김규진 서해어업지도사무소장은 "어업지도선에 탄 15명의 공무원은 국내 불법 어로 선박 100척을 단속하는 것보다 싹쓸이식 어로 방식으로 자원을 남획하는 중국어선 1척을 잡는 것이 수산자원 보존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 사명감으로 무장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직원들의 안전이 걱정돼 전화하면 새까맣게 몰려와 우리 어장에서 고기를 잡는 중국어선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다고들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중국어선이 해경보다 어업지도선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한 몫하고 있다.

무궁화 15호 김규섭(59) 선장은 "강하게 저항할까 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그들이 요구하는 라면이나 수건 등을 주며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나서 선박에 올라 검색을 하고 있다"면서 "겁이 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어업지도선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 비무장으로도 많은 불법 선박을 나포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신안군 흑산도 홍도와 가거도 인근 해역에는 멸치 어장이 대규모로 형성돼 100~200t급 중국어선이 선단을 이뤄 조업하고 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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