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정치생명 걸고 ‘오자와 증언’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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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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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측 “여론재판 하나” 강력 반발

‘오자와를 연내에 국회 증언대에 세워라.’

일본의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사진 왼쪽)와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 등 정권 핵심부가 정치생명을 걸고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사진 오른쪽)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오자와 전 간사장 또한 ‘밀리면 끝장’이라는 절박감으로 항전 중이다.

간 총리로선 오자와 전 간사장의 불법 정치자금 문제를 더 방치하다간 정권이 송두리째 무너질 것이란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최근 지방선거에서 연전연패한 데 이어 14일 보도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2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최대 원인은 ‘돈과 정치’ 문제를 안고 있는 정권에 대한 불만이다. 지난해 ‘클린 정치’를 슬로건으로 내건 민주당을 믿고 정권을 맡겼지만 결국 자민당과 다른 게 뭐냐는 게 지금의 여론이다. 간 총리 측은 야당이 요구하는 ‘오자와 국회 증언’을 수용하지 않으면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내년 예산안 통과도 불투명해 결국 정권을 내주는 상황에 몰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내년 1월 정치자금 문제로 강제 기소되는데, 그전에 국회 증언대에 세우지 못하면 지지율 반전의 기회를 영영 놓칠 것으로 보고 ‘연내 실현’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치생명이 걸리기는 오자와 측도 마찬가지다. 그가 국회 윤리심사회에 출석하면 거액의 정치자금 문제가 무차별적으로 쏟아질 게 뻔하기 때문에 강제 기소돼 재판을 받기도 전에 정치적으로 매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다. 그로선 정식 재판보다 더 무서운 게 국회에 의한 사실상의 ‘여론 재판’이다. 그가 탈당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국회 증언에 강력히 저항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이대로 연말까지만 버티면 내년 초 간 총리 사퇴론이 불거지고 자신에게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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