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연장 등 의회 법안처리 압박위해 오바마 또 휴가 일정 미뤄

  • 동아일보

휴가연기 배수진

―크리스마스이브까지 백악관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나.

“법안 처리에 시간이 걸린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12월 31일까지 의회가 계속 열린다면 어떻게 하나.

“대통령은 가족, 친구와 함께 하와이에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하지만 의회가 열리는 한 대통령도 워싱턴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이 13일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출입기자와 주고받은 문답이다.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겨울휴가를 떠나기로 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사진)이 휴가 계획을 무기 연기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감세(減稅)정책을 2년 동안 연장하는 감세안을 놓고 민주당이 거세게 반발해 법안 처리가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통령의 중요한 국정의제인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비준안과 군대 내 동성애자 커밍아웃 금지법(DADT) 폐지, 청소년 불법체류자 구제법안(DREAM ACT) 등 레임덕 세션에서 처리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개가 아니다.

중간선거 이후 차기 의회가 구성되기 전까지 열리는 레임덕 세션은 통상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종료되는 게 관행이지만 필요할 경우 다음 해 1월 3일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가 열리는 한 휴가를 가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의회에 법안 처리를 압박하기 위해 배수진을 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작년에도 자신이 태어난 하와이에서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이브부터 연초까지 겨울휴가를 보낸 오바마 대통령은 겨울휴가 일정을 미뤄 건강보험개혁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후에야 워싱턴을 떠났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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