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루 FTA 가서명… 양국정상 경협방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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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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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가전 10년내 관세 없애 큰 수혜… 중남미 자원시장 진출 교두보 다져

“원 샷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15일 청와대에서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가서명식을 마친 뒤 샴페인을 마시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당초 건배를 한 뒤 샴페인을 조금만 마시고 입을 뗐다. 그러나 가르시아 대통령이 잔을 다 비운 것을 보고 이 대통령은 남은 술을 말끔히 마시고 잔을 거꾸로 들어 보였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원 샷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15일 청와대에서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가서명식을 마친 뒤 샴페인을 마시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당초 건배를 한 뒤 샴페인을 조금만 마시고 입을 뗐다. 그러나 가르시아 대통령이 잔을 다 비운 것을 보고 이 대통령은 남은 술을 말끔히 마시고 잔을 거꾸로 들어 보였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과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페루의 에너지 자원개발 사업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 등 포괄적인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통상장관들은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에 가서명했다. 양국은 8월 관세 인하 대상 및 관세 인하율에 합의한 뒤 자국 국내법 규정에 맞춰 FTA 합의문을 작성해 왔다. 중남미 국가로는 칠레에 이어 두 번째 FTA다. 양국 국회의 비준을 거쳐 협정이 발효되면 쌀과 같은 민감 품목을 제외한 농산물 및 자동차 관세가 10년 이내에 폐지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가르시아 대통령에게 페루가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중점협력 대상국으로 선정됐다고 통보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페루의 금융업 및 수산업에 진출해 달라”는 가르시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 “이중과세방지협정이 조속히 체결되는 것이 투자 기회를 늘려준다”고 말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적의 성장을 이룬 한국은 관심과 존경의 대상”이라며 “한-페루 FTA를 통해 한국산 가전제품 수입이 두 배로 늘겠지만 가스 석유 환경 부문에서 한국의 기술 지원을 받는 게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페루 FTA는 교역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향후 남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공고히 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FTA는 중남미 자원시장 공략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페루는 은(1위), 아연(2위), 구리(3위), 주석(3위) 등 주요 광물 자원이 매장량 기준으로 세계 3위 수준이며, 석유와 가스 매장량도 각각 38, 42위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FTA 협정 발효 후 10년 이내에 현재 교역되고 있는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가 모두 없어짐에 따라 한국의 자동차와 가전제품들은 페루시장에 더 많이 진출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또 커피, 오징어 등 페루에서 들여오는 주요 농수산물은 수입 관세가 없어지면서 한국 소비자들은 이를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

페루는 그동안 컬러 TV, 자동차, 의약품, 냉장고 등에 대해 9∼17%의 높은 관세를 유지해 왔다. 따라서 발효 즉시 철폐되는 컬러 TV, 대형 자동차(3000cc 이상), 플라스틱 제품 일부, 합성필라멘트사 등과 5년 내에 철폐되는 중형 자동차(1500cc 이상∼3000cc 미만), 의약품 등의 수출이 단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우리나라 대(對)페루 수입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아연·동·납 등 비철금속 및 원자재는 지금도 무관세이기 때문에 관세 철폐에 따른 수입 관련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가 페루에서 수입하는 전체 품목 가운데 2007∼2008년 평균 금액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연(4억650만 달러·41.8%), 구리(3억780만 달러·31.7%), 기타 금속광물(1억2430만 달러·12.8%) 순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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