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중동협상’ 불씨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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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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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착촌 건설 동결 90일 연장’ 美새 제안 수용 밝혀

이스라엘 정부가 정착촌 건설 동결을 90일간 연장하라는 미국의 새 제안을 수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중동평화 논의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정착촌 건설이 동결되면 중동 평화협상 진전에 청신호가 켜지게 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는 14일 내각회의를 소집해 요르단 강 서안 정착촌 건설을 90일간 중단하는 내용의 미국 측 제안을 장관들에게 설명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반대하는 장관들을 설득해 내각의 지지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는 뜻도 천명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강하게 밀어붙이면 결국 통과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P는 이스라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17일 안보내각을 소집해 관련 안건을 최종 처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결심이 알려지자 이스라엘 내 일부 강경파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이 판 함정에 빠지려 한다”고 우려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정착촌 건설 동결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매우 건설적인 조치”라며 칭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협상을 곧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정착촌 건설이 동결되는 90일 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경의 윤곽을 정해 정착촌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를 끄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국경이 정해지면 일부 지역은 이스라엘 땅이 되고, 다른 일부 지역은 이스라엘 땅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정착촌 건설의 허용 지역도 자연스럽게 정해진다는 것이다.

미국은 정착촌 동결 요구를 이스라엘이 수용할 경우 군사력 강화 등 여러 가지 ‘당근’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스라엘의 한 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이 정착촌 건설을 동결하면 미국은 30억 달러 규모의 스텔스 전투기를 이스라엘에 판매할 수 있도록 백악관이 나서 의회를 설득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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