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순시선-中어선 충돌 모습’ ‘경찰 테러대책’ 잇단 유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센카쿠 동영상 누가 왜 흘렸나” 中발끈
44분짜리 통째로 유튜브 올라… 테러대책 기밀도 인터넷 유포

일본의 정부 기밀자료가 잇따라 인터넷에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유출 자료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선박 충돌 비디오와 테러대책 경찰 문서다. 중-일 외교관계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악영향이 예상되는 등 국내외적으로 파문이 만만찮다.

○ 인터넷에 올라온 센카쿠 비디오

9월 7일 센카쿠 해역에서 일본 순시선과 중국 어선이 충돌할 당시 장면을 일본 해상보안청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4일 밤부터 인터넷 동영상 유튜브를 통해 유포됐다. 44분 23초짜리 영상으로, 어선에 새겨진 선박 이름과 급박한 충돌 상황이 진본과 일치해 누군가 통째로 비디오를 유출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제는 잠잠해지려던 센카쿠 후유증이 다시 폭발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다. 당초 영상 공개에 강력 반대했던 중국 정부가 일본이 의도적으로 영상을 흘렸을 것으로 의심한다면 양국 외교관계는 급속히 냉각할 수 있다. 중국의 반일 감정도 더욱 고조될 수 있다. 그동안 일본 정부 쪽에선 “영상에는 중국 어선의 고의성과 불법성이 생생하게 담겨 있기 때문에 공개되면 국제사회의 여론이 중국에 매우 불리해질 것”이란 말들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중국 정부는 즉각 일본 정부에 비디오 유출 경위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사태의 민감성을 직감한 간 나오토 총리는 영상의 진위 및 유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 테러대책 경찰문서 유출

일본 경찰이 이슬람교 관련 테러 수사 자료로 축적한 것으로 보이는 문서가 최근 인터넷에 대량 유포됐다. 유출된 문서에는 기밀 정보까지 담겨 있어 경찰뿐만 아니라 정부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13, 14일 요코하마(橫濱)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일본 정부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유출 문서는 △이슬람교도 중 국제테러 수사 협력자와 수사 대상자의 이름 △주일 외국대사관 관계자의 은행계좌 기록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이슬람교도 수사 요청 문서 △일본 거주 이슬람교도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출입국 기록, 이들의 행동과 교우관계 등 100건 이상이다. 일본 경찰은 APEC 경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문서의 진위 및 유출 경위를 정밀 조사 중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 동아닷컴 인기화보 》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