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교훈’ 벌써 잊었나… 이번엔 중국서 탄광 사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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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누출 26명 사망 11명 실종… 中언론 “칠레 안전책 배워라”에콰도르서도 금광 무너져

칠레 광원 구출의 감동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중국과 남미 에콰도르에서 또다시 광산사고로 수십 명이 숨지고 실종됐다. 양국 정부는 지하갱도에 갇힌 실종자에 대한 구출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허난(河南) 성 위저우(禹州) 시 핑위(平禹)석탄전기공사 소속 탄광에서 16일 오전 6시경 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해 17일 오후 현재까지 26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사고 당시 탄광에는 광원 276명이 있었으며 이 중 239명은 지상으로 대피했으나 갱도에 갇힌 37명 중 26명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은 갱내에 구조대 70여 명을 투입해 나머지 11명을 찾고 있지만 갱내 가스 농도가 최대 60%까지로 높아 구조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칠레 사건 이후 세계 최악의 광산사고 국가인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중국에서는 “우리 같으면 모두 죽었을 것”이라는 자조의 목소리가 높다. 또 내년부터 실시될 경제개발 ‘12차 5개년’ 계획이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7기 5중전회)에서 논의 중이고 중국 언론은 최근의 경제성과를 거론하며 분위기를 띄워왔는데 후진국형 사건이 터졌다. 게다가 이번 사고가 난 탄광 갱도는 2008년 8월에도 비슷한 사고로 23명이 숨지고 830만 위안의 경제 손실을 냈던 곳으로 나타나 많은 중국인이 분노하고 있다.

사고 발생 직후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전력을 다해 구조하고 사후처리를 제대로 하라”고 지시했다. 또 뤄린(駱琳) 국가안전감독관리총국과 궈겅마오(郭庚茂) 허난 성장, 쿵위팡(孔玉芳) 부성장이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징(新京)보는 17일 ‘비극이 왜 자꾸 반복되나’라는 제목의 평론을 싣고 칠레 광원 구출사례를 거론하면서 “칠레처럼 긴급피난 방법을 하루빨리 만들라”라고 강조했다.

한편 AP통신은 에콰도르 정부 관리를 인용해 15일 새벽 포르토벨로 인근 카사네그라 금광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광원 4명이 지하 150m 갱도에 갇혔고 하루 뒤인 16일 이 중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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