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공개서한속 中공산당 17기 5중전회 개막
경제 포용성장 채택할듯… 정치개혁 논의 주목
중국 공산당 제17차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7기 5중전회)가 15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해 나흘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전국에서 올라온 204명의 중앙위원과 167명의 후보위원이 열띤 토론을 벌일 이번 회의는 시진핑(習近平·사진) 국가부주석이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선출돼 차기 최고지도자로 갈지가 가장 큰 관심사.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12차 5개년 규획(規劃·2011∼2015년)에 경제판 ‘조화사회’ 이념인 ‘포용성(inclusive) 성장’의 기본노선도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잇단 정치개혁 필요성 발언에다 중국 반체제 민주화 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 박사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이 잇따르고 있어 정치개혁 논의가 회의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원 총리는 3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와 정치개혁에 대한 인민들의 희망과 요구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14일 쉬유위(徐友漁) 중국사회과학원 교수 등 중국의 문학비평가와 반체제 인사 등 120여 명은 류 박사의 석방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번 서한 서명자에는 2008년 ‘08헌장’ 초안을 함께 작성한 헌법학자 장쭈화(張祖樺), 인권변호사 푸즈창(浦志强), 언론인 리다퉁(李大同) 씨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류 박사의 석방을 요구하며 “중국 지도부가 노벨 평화상 수상에 현실적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민주주의와 법치 그리고 다른 보편적 가치를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원 총리의 일련의 발언이 정치개혁 열망을 촉발시켰다”며 “우리는 그러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11일엔 원로 고위 공산당 간부 및 언론기관 출신 인사 23명이 발기하고 사회지도층 인사와 시민 476명이 서명한 언론 출판 자유 공개 요구서가 나왔었다. 이 서한을 기초한 인사들은 원로 고위 인사들로 대부분 현직에서 물러난 사람들이었지만 14일 서한 서명자에는 현직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쉬 교수는 “정부가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劉霞) 씨와 접촉하려던 일부 인사를 구금 연행한 데 이어 이번 공개서한에 참여한 일부 인사들에게도 경찰을 동원해 참여하지 말라고 위협했다”며 개혁 인사에 대한 구금과 위협 등 불법적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여기에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기관지인 중궈칭녠(中國靑年)보 등 중국 각지의 주요 신문들도 원 총리의 정치개혁 발언이나 원 총리가 미국 시사주간 타임지의 아시아판에 표지인물로 등장한 소식을 보도하면서 간접적으로 민주화 요구에 동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시좡(廣西壯)족 자치구, 상하이(上海) 등 지방에서는 민생 현안으로 인한 항의시위가 격화돼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하는 등 최대 정치행사인 17기 5중전회를 맞은 중국은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5일 전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의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은 14일 “류샤오보에게 노벨 평화상을 준 것은 범죄를 격려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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