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장 美-이란 두 정상의 직설화법

동아일보 입력 2010-09-25 03:00수정 2011-04-2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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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北, 국민을 노예로 만드는 정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 북한을 ‘국민을 노예로 만드는 정권’이라고 지칭하며 강력히 비난했다. 북한을 탈레반 정권과 콩고민주공화국(옛 자이르)의 무장그룹과 같은 위치에 놓고 인권을 억압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인권을 억압하는 전제주의 국가들이 아직 우리 주변에 있다”며 북한을 거론했다. 또 그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한반도는 역동적이고 개방적이며 자유로운 사회와 감옥 같은 폐쇄적인 사회가 가장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지역”이라며 남북한의 현실을 비교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학교에 가려고 하는 어린 소녀들을 죽이는 탈레반과 국민들을 노예로 만드는 북한 정권, 성폭력을 전쟁의 무기로 사용하는 콩고-킨샤사(콩고민주공화국을 의미)의 무장그룹 등 전제주의 국가들이 우리 주변에 여전히 존재한다”며 “세계의 자유와 정의, 평화는 개인의 자유와 정의, 평화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제가 불안할 때 인권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며 “일각에서는 단기적 안정을 위해 인권을 제쳐놓는 경우도 있고 자유를 희생해야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정권세습을 겨냥한 듯 “지도자들이 임기 제한을 철폐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44년 만의 당 대표자회를 28일 평양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한 이후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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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이란과의 외교적 통로는 열려 있으며 그 문으로 들어올지는 이란이 결정해야 한다”며 “유엔의 대(對)이란 결의는 국제법이 결코 헛된 약속이 아님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동평화협상에 대해선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더 많은 피를 흘리게 될 것이며 성지(聖地)는 보편적 인류의 상징이 아니라 의견차의 상징으로 계속 남게 될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아마디네자드 “9·11 배후에 美정부 있다” ▼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9·11테러의 미국 배후조종설을 제기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27개국 대표단은 항의 표시로 연설 도중 총회장에서 퇴장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9·11테러에 관한 세 가지 가설을 거론하면서 “세계의 많은 사람이 9·11테러를 미국이 배후에서 조종한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세 가지 가설 중 하나는 대규모 테러조직이 미국의 정보력과 국방력을 무력화하며 테러를 감행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정부 내 일부 세력이 미국 경제의 쇠퇴를 막고 중동 장악력을 회복하기 위해 테러를 배후에서 총지휘했다는 것. 그는 두 번째 가설에 대해 다른 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미국인도 동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9·11테러는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테러리스트들이 저지른 짓이라는 세 번째 가설을 거론하면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을 위해 9·11테러를 이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과거에도 9·11테러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유엔의 독립적 조사를 주장한 바 있다.

미국 대표단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가장 강조한 두 번째 가설까지만 듣고 퇴장했다.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기도 전에 즉각 성명을 통해 “아마디네자드는 이란 국민의 선의와 열망을 대변하기보다는 비열한 음모론과 반(反)유대주의 비방을 퍼뜨리는 쪽을 또다시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지난해 총회에서도 서구세계의 ‘고삐 풀린’ 자본주의가 종말에 이르렀으며 홀로코스트에 대해 “시오니즘 정권(이스라엘)을 만들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말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대표단이 연설 도중 퇴장한 바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발언에 유엔본부 밖에서도 수백 명이 그에게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미국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연방 비밀경호국 요원과 뉴욕 시 경찰, 구급차, 경찰 특수기동대(SWAT) 소속 장갑차량 등을 배치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경호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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