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페이스북 암살리스트… 3명 피살‘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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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6일 03시 00분


콜롬비아서 명단에 실린 10대 닷새 간격 희생
출처-이유 없이 130여명 거론… 경찰 초비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암살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10대 3명이 연이어 살해되는 섬뜩한 사건이 콜롬비아 서남부 마을 푸에르토아시스에서 발생해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살해 경고가 실행에 옮겨지고 암살리스트가 추가로 공개되면서 푸에르토아시스는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고 CNN이 25일 보도했다.

페이스북에 암살리스트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이달 17일. 69명의 이름이 적힌 이 리스트는 암살대상자로 선정된 사람이 3일 내 마을을 떠나지 않으면 처형될 것이라고 공개 경고했다.

경찰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이 리스트에 대해 처음에는 누군가가 장난치는 것으로 여기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리스트 공개 이틀 전인 15일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총격을 받고 숨진 디에고 페르네이 하라미요 군(16)과 에이바르트 알레한드로 루이스 무노스 군(17)이 암살 대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닷새 뒤인 20일 세 번째 희생자인 노르베이 알렉산데르 바르가스 군(19)마저 살해되자 비상이 걸렸다. 암살자를 뒤쫓던 16세 소년은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지만 누가 이 리스트를 작성했고 피살된 청소년들이 왜 리스트에 올랐는지는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AFP통신은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사람들은 대부분이 18세 미만의 청소년이라고 전했다. 콜롬비아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푸에르토아시스에 인터넷 전문가가 포함된 수사팀을 급파하는 한편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보상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제2, 제3의 암살리스트가 속속 공개되면서 암살 대상자 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31명의 명단이 추가로 공개된 데 이어 23일에는 소녀 31명의 이름이 적힌 세 번째 리스트가 페이스북에 공개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암살리스트는 암살대상자로 선정된 사람의 차 유리창에 꽂혀 있거나 친척 집에 배달되기도 했는데 ‘제발 그들에게 3일 내로 마을을 떠나라고 말해 달라. 그러지 않을 경우 15일 발생한 사건과 같은 행동을 실행에 옮길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갑작스러운 연쇄 미스터리 암살사건으로 푸에르토아시스 주민들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특히 자녀의 이름이 암살 대상에 오른 부모들은 자신들의 자녀가 희생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BBC는 일부 주민은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마을을 떠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SNS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젊은이들에 대한 살해 위협 때문에 푸에르토아시스가 공포에 휩싸였다”며 “우리는 젊은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직 사건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으나 콜롬비아 경찰은 악명 높은 갱조직 ‘로스 라스트로호스’가 최근 푸에르토아시스 지역에서 범죄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국경지대에서 암약하고 있는 좌파 게릴라조직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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