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올들어 6번째 총파업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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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통과 연금개혁안에 반발
대중교통-공공서비스 올스톱

‘검은 목요일.’

그리스 수도 아테네가 8일 다시 파업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그리스 의회가 전날 저녁 노동자의 퇴직 연령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연금개혁안을 사실상 통과시킨 데 따른 총파업이다. 민간노조를 대표하는 GSEE, 공무원노조 ADEDY, 공산당원 중심의 노조연맹 PAME까지 모두 가세했다. 이들 단체는 그리스 전체 노동자의 절반인 약 250만 명을 대표한다. 그리스 정부가 재정긴축을 약속하며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10억 유로의 원조를 받기로 한 2월 이래 여섯 번째 총파업이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이날 총파업으로 그리스의 육해공은 모두 막혔다. 관제사들이 파업에 동참해 그리스 국내선 및 국제선 80편이 결항했고 110편의 운항이 지연됐다. 기차 및 도심 버스도 멈췄고 연락선은 항구에서 떠나지 않았다. 공공기관 및 병원, 국영기업, 일부 국공립 학교도 문을 열지 않았다. 의회 노조도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의회가 일종의 예비투표로 통과시킨 연금개혁안은 현재 60세인 여성의 연금수령 개시연령을 매년 1년씩 늘려 65세로 해 남성 연령과 맞추고, 가장 많은 연금을 받기 위해 돈을 내야 하는 기간을 35∼37년에서 40년으로 확대하며, 연금액도 평균 7% 삭감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8일 의회는 이 개혁안의 세부조항에 대해 각각의 표결을 실시하기 때문에 일부 조항은 통과되지 않을 수도 있다.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은 이런 연금개혁안은 곧 사회안전망의 붕괴라고 규정하고 있다. 아테네 도심 곳곳에는 ‘사회안전망 붕괴 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모두 단결하자’는 포스터가 나붙었다. 이날 아테네에 모인 노동자는 지난달 29일 총파업 때와 비슷한 약 1만2000명. 그러나 5월 5일 총파업 때 5만 명이 모인 것에 비하면 많이 줄었다. 당시 과격시위자의 방화로 은행 직원 3명이 숨져 여론이 악화된 탓이다.

하지만 그리스 집권 사회당 정부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당내에서 개혁안에 반대하는 의원이 속출해 출당을 당하는가 하면 현재 지지율도 지난해 10월 총선 득표율 43.9%에서 절반가량 줄어든 23.4%에 그쳤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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