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마약왕’ “나, 美감옥 갈래”

  • Array
  • 입력 2010년 6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자수하러 美대사관 가던 중 체포

경찰과 무장갱단의 대규모 유혈충돌까지 빚게 만들었던 자메이카의 마약왕 크리스토퍼 코크(42·사진)가 22일 경찰에 체포됐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자메이카 경찰당국은 이날 “수도 킹스턴 외곽의 빈민가에서 코크를 체포했으며 현재 헬기로 수송돼 안전한 곳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자세한 체포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자메이카 옵서버지는 “코크가 레버렌드 알 밀러 목사와 함께 미국대사관으로 자수하러 가던 중 고속도로 검문대에서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밀러 목사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코크는 미국에 신병인도 절차가 진행되길 원했고 이를 위해 미국대사관과 접촉해 왔다”고 말했다.

AP에 따르면 코크는 갱단 두목이었던 아버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미국대사관에 자수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버지는 1992년 교도소에 수감돼 미 정부에 신병이 인도되길 기다리던 중 화재로 사망했다.

마약갱단 두목 코크는 미국 뉴욕 등지에 마약과 무기를 팔아온 혐의로 지난해 뉴욕의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돼 사법당국의 수배를 받았다. 미국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마약왕’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자메이카에서 코크는 사설 민병대를 거느리며 빈민가 주민의 일자리 제공과 치안을 맡아온 ‘서민의 대부’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자메이카 당국은 경찰과 군인을 동원해 코크의 은신처로 알려진 ‘티볼리 가든’의 빈민가에서 체포 작전을 벌였지만 이를 막으려는 갱단과 충돌하면서 최소 73명이 사망했다. 소요사태로 서부 일대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최근 자메이카 정부는 코크를 잡기 위해 6만 달러의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한편 자메이카 정부는 지난해 미 사법당국으로부터 받았던 코크의 신병인도 요청을 거부해 양국 관계가 악화되기도 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