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위안화 환율

  • Array
  • 입력 2010년 6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최저치 기록 하루만에 다시 급반등
中당국 ‘보이지 않는 손’ 개입 관심

21일 5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던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하루 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23∼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절상 추세를 이어가리라는 당초 예상을 크게 비켜간 셈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국의 영향을 받지 않는 역외 선물시장에서는 절상 추세가 계속돼 장기적으로는 위안화가 계속 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 5년 만에 최저치…하루 만에 회복

22일 상하이(上海)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6.8133위안으로 마감돼 전날 떨어진 환율 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18일 6.8261위안에서 21일 6.7976위안까지 떨어진 뒤 다시 올랐다.

이에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이날 오전 위안화의 대미 달러 기준 환율을 2005년 7월 복수통화바스켓제도로 바꾼 뒤 5년 만에 최저치인 6.7980위안으로 고시해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위안화 절상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한때 나돌기도 했다.

○ 중국 당국 ‘보이지 않는 손’ 작용한 듯

위안화 환율의 이 같은 급반등은 중국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 당국은 20일 “급격한 환율 변동은 (중국의) 근본 이익에 반하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환율 관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환율을 관리하는 수단은 기준 환율을 고시하고 하루 변동폭(0.5%) 내에서만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지만 은행이나 대형 국유기업 등에 달러 매도를 자제토록 하는 등 ‘창구 관리’도 매우 강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이 보유한 막대한 외환(3월 현재 2조4470억 달러)으로 시장에 개입해 당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위안화 절상에 제동을 걸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서방에서는 시장 메커니즘이 가격 결정의 ‘보이지 않는 손’이지만 중국에서는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덧붙였다.

○ 장기 추세는 여전히 위안화 절상

하지만 중국 당국의 영향을 받지 않는 역외 선물시장에서는 여전히 위안화의 환율이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떨어지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년물 위안화 선물 환율은 18일 6.7090에서 21일 6.6415, 22일 6.6389로 줄곧 하락 추세를 이어갔다. 단기적으로는 위안화 환율이 상하로 요동을 치더라도 장기적으로 결국 위안화 절상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시장에 강하게 깔려 있다는 증거다.

한편 21일 국제유가는 중국이 위안화 환율의 유동성을 높이겠다고 밝힌 영향으로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0.64달러(0.8%) 오른 배럴당 77.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증시도 중국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9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뉴욕 증시는 위안화 절상 전망에 회의를 나타내며 하락세로 반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