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극동, 中 에너지 창고 전락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러 언론 ‘中 동진’에 잇단 경계령

러시아 연해주 등 극동지역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보도가 러시아에서 잇따르고 있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18일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전날 러시아 일간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에 실린 기사를 소개했다. 이 기사는 중국과 러시아 간에 최근 체결된 대규모 철광 개발 계약으로 ‘러시아 극동지역이 중국의 자원 공급기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공상은행은 러시아 페트로파블롭스크사와 킴칸철광 개발 협약을 맺고 4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는 것. 이 철광산은 헤이룽장(黑龍江) 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 유대인자치주에 있으며 추정 매장량은 약 10억 t으로 수억 대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중국 자본 유치로 1000명가량의 고용이 창출되고, 한해 90만 t 이상 철광석을 캐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네자비시마야 가제타는 러시아극동연구소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면서 “극동 자원 개발을 지나치게 중국에 의존하면 러시아는 원자재 공급처로 전락해 가격 결정도 마음대로 못할 수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한편 이미 중국과 러시아가 2008년 7월 40여 년에 걸친 국경 분쟁을 모두 마무리했음에도 러시아 주간잡지 ‘컨템포러리’가 최근호에서 중국의 군사적 점령을 우려하는 기사를 실었다고 중국 둥팡(東方)망이 4일 인용해 보도했다. 컨템포러리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3단계의 현대화 계획을 마친 후 ‘만약’ 러시아와 중국 간에 전쟁이 날 경우 하바롭스크 등 극동지역을 불과 2, 3시간 내에 점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둥팡망은 전했다. 컨템포러리는 “과거에 마오쩌둥(毛澤東)이 자주 ‘불과 100여 년 전에는 블라디보스토크를 포함해 바이칼 호 동쪽이 중국 영토였는데 이제는 러시아가 차지한 곳이 매우 많다’고 했다”며 “(이처럼) 중국은 극동지역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