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는 후끈… 대졸 취업은 꽁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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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양극화속 대학생 80% “막노동이라도 하겠다”

중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경기과열 우려까지 나오고 있으나 대학졸업생의 취업난은 심각해 ‘민공(民工·막일꾼)’이라도 하겠다는 학생이 5명 중 4명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관영통신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막노동을 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60%가 “할 수 있다”, 21%가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대답했으며 19%만이 “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통신은 한 대졸자가 5년간 노점상, 꼬치구이 판매, 가정교사, 막노동을 전전하다 “쓸데없는 대학 졸업장”이라며 불태워 버린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의 이야기는 ‘왜 가난한 학생이 졸업장을 불태웠나’란 제목으로 누리꾼 사이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막노동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학생들은 대부분 농촌 출신으로 졸업과 동시에 집에 생활비를 의존할 수 없는 데다 가계에 몇 푼이라도 보태야 하는 학생들이어서 이들은 숙식만이라도 해결되면 바로 공사장으로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 막노동을 하지 않겠다는 학생들은 임금이 낮고, 시간을 낭비하며, 다른 직장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부모가 원하지 않는 것도 한 이유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대학생의 18%가 당분간은 월급 없이도 일할 용의가 있다고 대답해 대졸자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이들은 직업 경력을 쌓고, 자신의 능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을 수 있어 장기적으로 안정적 직장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무임금 근무’라도 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대졸자는 2003년 213만 명에서 2006년 413만 명, 지난해에는 610만 명으로 급증하면서 취업률은 60∼70%로 떨어졌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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