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칸다하르 ‘죽음의 결혼식장’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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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로 최소 40명 숨져
연합군 대공세 앞두고 탈레반의 저항 거세져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고향인 칸다하르에 대한 연합군의 대공세가 임박한 가운데 잇단 테러와 암살로 칸다하르가 혼란에 빠졌다. 칸다하르 주 아르간다브의 한 결혼식장에서 9일 폭발물이 터져 적어도 40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다쳤다.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10일 “자살폭탄 테러”라고 밝혔다. 탈레반은 “우리가 한 일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제안보지원군(ISAF)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탈레반을 지목했다.

뉴욕타임스는 “신랑은 탈레반에 반대하는 이 지역 민병대 대원이었으며, 결혼식에 민병대 대장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미군의 도움 아래 민병대를 조직하고 4개 지역에 검문소를 설치해 탈레반에 맞서왔다. AP통신은 신랑의 형과 사촌 2명이 아프간 경찰관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7일에는 칸다하르 시 경찰훈련센터에서 자폭테러가 발생했고, 3일에는 칸다하르 시의 나토군 공군기지가 로켓 공격을 받는 등 연합군의 공격을 앞두고 탈레반 반항이 거세지고 있다. 연합군은 2만 명 이상의 병력을 투입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칸다하르 공격을 시작할 계획이다.

탈레반은 또 칸다하르의 공무원과 친정부 성향 인사들을 잇달아 살해하고 있어 3월 이후에만 적어도 1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뉴욕타임스가 집계했다. 희생자 중에는 칸다하르 주 농업 부문 책임자인 모하메드 하산 울시 씨 등 고위직도 있지만 하급 공무원이 대부분이며, 정부와 협력관계인 자선단체 직원 등도 포함돼 있다. 칸다하르와 인접한 헬만드 주에서는 9일 탈레반의 움직임을 정부에 알려줬다는 이유로 7세 소년이 살해됐다. 이에 위협을 느껴 현지 정부나 관계기관에서는 일을 그만두는 직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연합군 칸다하르 작전의 중요한 전략 중 하나가 유능한 인물들을 공직에 앉혀 민심을 안정시키고, 탈레반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탈레반이 ‘암살 전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연합군 관계자는 “탈레반은 뉴스를 통해 연합군이 뭘 하려고 하는지 잘 파악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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