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리 “나, 정관수술 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일 0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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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키 뉴질랜드 총리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벌이다 불쑥 자신의 정관수술 사실을 털어놓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실수로 나온 것 같은 정관 수술 얘기는 기자가 뒤이어 아프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그 느낌까지 설명하고 나서야 끝났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내밀한 개인 신상 발언으로 비화된 것은 지난달 31일 각료회의가 끝난 뒤 가진 총리의 정례 기자회견장에서였다.

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기교육 예산 삭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설명하던 중 한 기자로부터 전원 유자격 교사가 있는 유아원과 유자격 교사가 80%만 있는 유아원이 있다고 할 때 총리 자신은 자녀들을 어느 곳에 보내겠는가라는 보충 질문을 받았다.

이에 10대 자녀를 두고 있는 키 총리는 질문이 다소 못마땅한 듯 "15살짜리와 17살짜리를 지금 유아원에 보낸다면 그들이 실망할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기자는 다시 말을 바꾸며 "부인이 다시 아이를 갖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고 물고 늘어졌고 키 총리는 "난 정관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그건 더욱 더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분이 가정법으로 질문을 한다면 나는 유자격 교사가 80%만 있는 곳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자들을 비롯해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총리의 정관수술 얘기에 놀라 잠시 말문을 열지 못했고, 이를 눈치 챈 키 총리는 "아마 기자회견장에서 하는 얘기치고는 너무 나간 것 같다. 하지만 할 수 없다"고 뒤늦게 실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기자들이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며 계속 침묵을 지키자 키 총리는 "이제 다른 질문 없어요"라며 주의를 환기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호기심을 참지 못한 한 젊은 기자가 기어이 "아프진 않았나요"라고 추가질문을 던졌고, 키 총리는 할 수 없다는 듯 "그다지 아프진 않았다. 성공적이었다"고 대답한 뒤 다른 질문이 더 이상 없으면 기자회견을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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