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해 대서양 연안 석유시추 전면 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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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공식발표 예정… ‘제2 멕시코만 유출’ 예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2의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태를 막기 위해 올해 대서양 연안 석유시추사업을 모두 중단하는 ‘사업 모라토리엄(활동 중단)’을 선언한다.

AFP통신은 이날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고위관료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피해현장 방문에 앞서 대서양 연안에서 올해 말까지 계획된 모든 석유시추사업을 연기하는 대책 방안을 27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 관료는 “이번 발표는 관련 산업 전반에 대한 점검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대통령직속위원회는 물론이고 환경 관련 정부기관과 국방부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발표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 내무부가 26일 작성해 올린 멕시코 만 피해현황 보고서를 검토한 다음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게다가 이번 방안은 석유시추사업만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탐사계획 등 자연을 해칠 우려가 있는 관련 사업은 모두 허가하지 않는 ‘포괄적 활동 중단’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베기치 알래스카 주 상원의원도 이 같은 발표가 사실임을 뒷받침했다. 베기치 의원은 26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대서양 연안에서 어떤 석유관련 사업도 시작하기 힘들 것”이라며 “사고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고 현재보다 엄격한 안전지침이 만들어져야만 사업 재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의 강력한 대책 방안에 대해 관련 기업 및 해당 주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 대서양 연안에서 대규모 시추사업을 준비 중이던 다국적 에너지 기업 셸은 대응 마련에 분주해졌다. 셸의 사업 파트너인 알래스카 주 역시 마찬가지. 베기치 의원도 “정부의 취지엔 공감하지만 주요 에너지 생산을 막는 건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AP통신도 “대통령이 대대적으로 추진한 국가 에너지산업 개혁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AFP통신에 따르면 원유 유출 사태 책임 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26일 착수한 ‘톱 킬(top kill·원유보다 무거운 진흙 화합물을 원유가 새는 구멍에 주입해 막는 것) 작업’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드 앨런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지역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톱 킬 작업으로 새어 나오던 기름과 가스가 줄었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사고가 발생한 뒤 원유 유출 정지작업이 성과를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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