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사흘째 ‘마약 전쟁’… 사망자 60명 넘어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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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희생 계속 늘어… 경찰 아직 ‘마약왕’ 체포못해

자메이카 수도 킹스턴에서 갱단 두목 ‘마약왕’을 체포하려는 군경과 무장갱단 간의 유혈충돌이 사흘째 계속돼 사망자가 60명을 넘었다고 AFP가 25일 전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이날 “킹스턴 종합병원에 시신 50구가량을 실은 트럭 2대가 도착했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이날 오후 영안실에 시신을 실은 세 번째 트럭이 도착한 것이 목격됐다”며 “시신 대부분은 총을 맞아 숨져 있었고 아기 시신도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자메이카 경찰은 킹스턴에서 민간인 26명을 포함해 최소 30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브루스 골딩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는 경찰과 무고한 시민들의 죽음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마약밀매 혐의 등으로 수배중인 크리스토퍼 코크의 지지자들은 코크의 체포를 막기 위해 지난주부터 티볼리 가든 일대를 봉쇄하며 군경과 대치해 왔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총리는 23일 킹스턴 서부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여성 4명을 포함해 211명의 시위자를 체포했지만 갱단 두목 코크는 아직 체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소요사태로 킹스턴 시내 곳곳에서 차량 탈취와 약탈 등이 벌어졌으며 자메이카를 오가는 항공편이 결항됐다. 영국 캐나다 미국 정부 등은 자메이카 여행 금지경보를 내린 상태. 언론들은 “일광욕과 레게음악을 즐기려 매년 자메이카를 방문하는 100만 명의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높은 범죄율로 골머리를 앓던 관광당국은 이번 사태로 국가의 이미지가 더욱 나빠질까 우려하고 있다. 인구 280만 명의 자메이카에는 매년 1700건의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코크는 미국 뉴욕과 다른 도시에 코카인과 마리화나를 팔아 온 혐의로 지난해 뉴욕의 연방 검찰에 기소됐다. 미 법무부는 현재 자메이카 경찰에 신병 인도 요청을 해 놓은 상태다. AFP는 “코크는 단순히 사업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를 잡기 위해 나라 경제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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