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유력 신문 속의 ‘천안함 사설’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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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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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보복은 남북한 모두 재앙
천안함의 침몰(미국 뉴욕타임스·21일자)

북한이 천안함 조사결과를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 같은 공격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한국민의 슬픔과 분노를 이해하지만 군사적 보복은 남북한에 모두 재앙이 될 것이다. 국제사회와 중국은 한반도가 통제불능 사태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재빨리 움직여야 한다. 유엔은 북한의 야만적인 행동을 즉각 비난해야 한다.

중국은 공격행위를 즉시 비난하고 김정일에게 중국의 인내심과 지지가 고갈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중국은 세계의 지도자가 되기를 원하지만 지도자로서 행동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려는 중국의 목표가 이런 방식으로는 결코 실현되지 않는다는 점을 중국에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리스트에 다시 올려 놓을 수 있다. 이런 조치가 서울과 워싱턴의 분노를 일정 부분 잠재울 수 있겠지만 평양에 큰 영향을 줄지는 의문이다. 미국은 한국이 향후 공격을 저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워싱턴과 서울은 1년 이상 열리지 않고 있는 6자회담의 문을 닫아서는 안 된다. 6자회담은 아주 긴 시도이지만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평화적으로 억제하고 종국적으로 한국전쟁을 종식시키는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다.

▼ 美, 北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를▼

북한 행위에 대한 응분의 결과-어뢰공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미국 워싱턴포스트·21일자)


천안함 침몰 사건 조사결과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남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김정일 체제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요구할 것이다.

북한의 독재정권을 여전히 지원하고 있는 중국은 유엔안보리 제재에 저항할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 제재 문제에 대해 중국의 협조를 얻어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중국을 압박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지금은 북한 행위에 대해 응분의 결과가 따르도록 주장해야 할 상황이다.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북한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삼아야 한다. 전쟁행위를 저지른 것이 확인됐는데도 중국이 김정일 체제를 보호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한국을 비롯해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목소리를 경청한 후에 결정해야 한다.

유엔 제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바마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것이다. 게리 애커먼 하원 의원(민주·뉴욕)이 클린턴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적했듯 천안함에 대한 은밀한 공격뿐 아니라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대한 북한의 무기 수출은 테러지원국 재지정의 정당성을 갖추고 있다. 북한은 어뢰공격이든 핵실험이든 도발행위를 하면 미국과 동맹국들로부터 응징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얻어야 한다.

▼ ‘北은 위험한 체제’ 명확히 보여줘▼

북한에 단호한 외교를 (일본 아사히신문·21일자)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의 침몰이 북한제 어뢰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5개국 합동조사단은 “어뢰가 북한 소형잠수정에서 발사됐다는 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는 동아시아 전체의 안전을 뒤흔들 수 있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폭거다.

동기는 명확하지 않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충성심 경쟁이라는 설도 있고 군의 위신을 높여 후계 체제 구축에 이용하려 한다는 설도 있다. 지난해 가을 북한 잠수정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넘었다가 한국군에 격퇴당한 데 대한 보복이라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것이든 ‘괴상한 나라의 괴상한 행동’이다. 북한의 이번 행동은 모험주의로 치닫기를 거부하지 않는 위험한 체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북한에 더는 폭거를 되풀이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일본을 포함한 지역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특히 경제적으로 북한에 강한 영향력을 가진 중국이 북한의 도발적 행동을 자제시키고 외교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한은 동아시아의 최대 불안요인이고 이번 사건은 일본으로서도 심각한 문제다.

일본 정부는 미국 한국과 긴밀히 협조해 중국에 제역할을 하도록 강하게 주문하는 외교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 中, 피해자 편에서 북한 규탄해야▼
불량국가(영국 더타임스·21일자)
2002년 북한 등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틀리지 않았다. ‘악(devil)’이란 표현은 올해 3월 한국 해군함정 천안함을 침몰시켜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에 딱 맞는 말이다.

한국 영해에서 정당한 이유 없는 어뢰 발사는 (북한의) 국가테러리즘과 광적인 외국혐오증에 어울리는 침략행위다. 문명국가는 이에 보복할 수단이 별로 없다. 국제여론이나 자국민의 운명에 신경 쓰지 않는 국가는 결의안이나 제재에도 끄떡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국제적 규탄은 강력하고 폭넓으며 통일돼야 한다. 침략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해도, 적어도 국제사회에 평양과의 관계 회복은 헛된 일임을 상기시킬 것이다.

천안함 침몰 사건 국제조사단은 북한이 진범이라고 결론지었다. 발견된 어뢰의 잔해가 북한 것임이 확인된 마당에 천안함이 북한 어뢰로 침몰됐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국경 바깥까지 미치는 북한의 무자비함은 가차 없는 탄압과 경제 실패로 점철된 내부 통치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런 나라 통치자와의 협상은 백해무익하다.

중국은 남북한 양국에 자제할 것을 촉구했지만 중국이 외교와 국제경제의 주요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명예롭지 못한 (ignoble)’ 목표다. 중국은 피해자의 편에 서서 침략자를 규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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