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發 금융한파 글로벌경제 강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포르투갈-그리스 이어 스페인도 신용등급 강등
PIIGS 국가 연쇄부도 우려… 獨 등 “조속 지원”

국제적인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8일 스페인에 대해 경제침체가 공공부채 삭감노력에 악영할을 끼치고 있다며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이에 앞서 S&P는 27일에도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세 단계 낮춘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수준으로 강등하고 포르투갈도 두 단계나 끌어내려 그 파장이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 국가의 연쇄부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큰 폭으로 하락했던 유럽증시는 28일에도 하락세로 출발하다가 그리스에 구제금융이 투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하락폭을 축소하면서 등락을 거듭했다. 뉴욕증시도 전날 폭락했으나 28일 상승세로 출발했다. 이에 앞서 이날 도쿄증시의 주가는 2.57%, 코스피는 0.89% 떨어지는 등 크게 출렁거렸다.

유로화는 4월 이후 처음으로 유로당 1.32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이 영향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다시 강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6원 오른 1118.7원으로 장을 마쳤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45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한 그리스에 이어 포르투갈 스페인의 신용등급이 떨어짐에 따라 이른바 ‘PIIGS’ 국가로 분류돼 왔던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 다른 유로존 국가의 연쇄부도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유로존의 연쇄부도가 현실화하면 유로존이 분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왔다. 이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유로존이 분해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유로존 정상들은 그리스 재정위기 해법을 논의하고 시장의 불안감을 가라앉히기 위해 다음 달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EU와 함께 그리스 지원에 나선 IMF도 그리스 구제금융 패키지를 당초 450억 유로에서 100억 유로를 더 늘리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그리스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독일도 태도를 바꾸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좌초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며 “그리스와의 협의가 신속하게 끝난다면 그리스 지원법안이 이르면 다음 달 7일 독일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기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르나르 아쿠아예 프랑스 하원의장도 “다음 달 4일 그리스 지원법안이 의회에서 표결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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