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소콜로프 양(14)은 25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잠도 덜 깬 상태로 무의식중에 친구에게 휴대전화로 트위터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자신을 보며 깜짝 놀랐다. 소콜로프 양은 “그간 얼마나 전자 텍스트 세상에 얽매여 있었는지 새삼 알게 됐다”며 “주위 친구들도 대부분 나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콜로프 양이 자신의 습관에 새삼 놀란 까닭은 이날이 ‘이틀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없이 살아보기’ 프로그램 시작 첫날이었기 때문. 뉴욕타임스는 “미 뉴욕 브롱크스에 있는 사립학교 ‘리버데일 컨트리 스쿨’이 자발적 모집 학생 120여 명과 함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에 접속하지 않는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금지였다.
당초 목적은 10대 초·중반 아이들이 소셜네트워크에 접속하지 않을 때 어떤 금단현상을 겪는지 살펴보는 것이었다. 최근 메릴랜드대 20대 학생들의 경우 마약중독자와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 따라서 아예 ‘텍스트 세대(Text Generation)’라고까지 불리는 10대들은 20대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 예상됐었다.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아이들은 이틀 내내 휴대전화를 갈망하긴 했지만 세상에 금방 적응했다. 특히 가족들과의 접촉이 많아졌다. 카일라 워터먼 양(12)은 특별한 날만 해왔던 엄마와 외출을 했고 재커리 리오펠 군(13) 역시 부모와 함께 영화를 보며 오후를 즐겼다.
더 놀라운 변화는 아이들이 등교한 월요일에 일어났다. 평소와 달리 대부분 숙제를 해온 것. 또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해결하려는 시도도 눈에 띄게 늘었다. K C 코언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어려움이 닥치면 곧장 휴대전화로 부모나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게 일상 풍경”이라며 “하지만 ‘접속 금지 실험’에 참여한 학생들은 조금이나마 세상과 직접 ‘협상’하는 법을 배운 듯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겨우 이틀이었지만 아이들은 10대에게 가장 소중한 권리인 ‘자유의 참뜻’을 스스로 깨우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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