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경영진 과실로 수십억 달러 손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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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들, CEO 등 상대 소송
“금융위기때 경영진 큰 수익”
이전 주장과 다른 e메일 파문

골드만삭스의 주주들이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 등 고위 임원들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냈다.

24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주주들은 22일 블랭크페인 CEO와 골드만삭스 전 이사진이 부채담보부증권(CDO) 매매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뉴욕 주 대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피고들이 ‘아바쿠스(Abacus)’라는 CDO 판매과정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골드만삭스에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끼치고 회사의 명성에도 심각한 흠집을 냈다며 소송제기 취지를 밝혔다.

이번 소송은 회사에 손실을 끼친 경영진을 상대로 몇몇 주주가 다른 주주들을 대표해 과실 규명을 요구하는 대표소송제 형식으로 제기됐다.

한편 2007년 미국 주택시장이 붕괴될 때 골드만삭스의 핵심 경영진이 큰 수익을 냈다고 자랑하는 e메일들이 24일 상원 소위원회에서 공개됐다. 이들 e메일은 골드만삭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들의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쪽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들 증권에 투자해 손해를 봤다는 이전의 진술들과는 모순되는 것이다.

블랭크페인 CEO는 2007년 11월 18일에 작성한 e메일에서 “우리는 모기지 사태로 돈을 잃었고 그 후 잃었던 것보다 더 많이 쇼트(매도)포지션으로 벌었다”고 밝혔다. 쇼트포지션은 시장이 하락할 것이라는 쪽에 투자를 하는 것으로, 주택거품이 터질 때 골드만삭스와 소수의 주요 헤지펀드는 쇼트포지션을 취했다.

골드만삭스 경영진의 한 사람인 도널드 멀린 씨도 2007년 10월 작성한 e메일에서 “아마도 우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많은 돈을 벌게 될 것 같다”고 적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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