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조기 대선… 쌍둥이 형 출마땐 ‘동정 몰표’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2일 03시 00분


오바마 “큰 충격” 푸틴 “러의 비극”… 각국 정상들 애도

폴란드 정부는 국민적 애도기간임에도 국가 기능은 정상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바르샤바 증시도 월요일인 12일(현지 시간) 정상 개장한다. 우선 10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두 달 안에 조기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폴란드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궐위 시 하원의장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한다. 권한대행을 시작하는 날부터 14일 이내에 선거 일정을 공고해야 하며 선거는 공고일로부터 60일 안에 치른다.

이번 사고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과 예지 슈마이진스키 하원 부의장이 사망하면서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코모로프스키 하원의장이 사실상 유일한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사고의 엄청난 충격파를 감안할 때 여론이 의외의 방향으로 쏠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카친스키 대통령의 쌍둥이 형이자 야당 지도자인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전 총리가 이끄는 ‘법과 정의당’이 주목받고 있다. 법과 정의당은 대통령 외에도 그라지나 겡시츠카 원내총무 등 상당수 간부가 사망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애도와 동정 여론의 흐름을 타고 몰표를 얻을 공산도 크다. 법과 정의당에서는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당수가 직접 대선에 출마하거나 제3의 인물을 내세워 여론의 흐름을 타는 방안 등이 유력한 향후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11일 “대통령을 태운 비행기 추락사고가 폴란드 정계구도를 완전히 뒤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각국 정상들은 10일 사고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폴란드뿐만 아니라 미국과 전 세계에 큰 충격”이라고 애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사고 직후 TV 연설에서 “러시아 국민의 이름으로 진심 어린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으며 사고조사위원장으로 임명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도 “폴란드뿐 아니라 러시아의 비극”이라며 “유족들을 돕기 위해 가능한 어떤 일이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그는 폴란드와 유럽의 자유를 위해 전 생애를 바쳤다”고 했으며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전 세계는 폴란드의 자유와 독립을 위한 카친스키 대통령의 헌신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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