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피살… 허무하게 끝난 32년 기다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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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실종 미국판 ‘개구리 소년’ 5명 끝내…
“마리화나 훔쳐 갔다고 생각” 용의자 2명 범행 자백

미국 뉴저지 주에서 1978년에 10대 소년 5명이 한꺼번에 실종됐던 미국판 ‘개구리 소년’ 사건 전모가 32년 만에 밝혀졌다고 이 지역 최대 일간지 스타레저가 23일 보도했다. 어디엔가 살아있을 것이라는 유족들의 기대와는 달리 이들은 이미 실종 당일 처참하게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미국 검찰은 1978년 8월 20일 소년 5명을 불태워 살해한 혐의로 리 에번스 씨(56)와 필랜더 햄프턴 씨(53)를 체포했으며 이들이 범행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살해에 가담한 또 다른 한 명의 용의자는 2년 전에 46세로 자연사했다. 흑인인 용의자 2명은 소년들이 마리화나를 훔쳐 갔다고 생각하고 총으로 위협해 빈집으로 끌고 간 뒤 불태워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살해된 다섯 소년은 16세 3명과 17세 2명으로 한 동네 친구 사이였다.

범행 장소인 빈집은 화재로 주변 건물과 함께 붕괴돼 당시 소년들의 유해나 살해당한 흔적이 재와 함께 사라져 찾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소년들의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은 단순 가출로 보고 화재사건은 염두에 두지 않는 등 초동수사가 미흡했다. 범행 장소는 소년들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있었다.

뒤늦게 수사당국은 금속탐지기까지 동원해 화재 건물을 재조사했지만 아무런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이번에 붙잡힌 용의자 2명은 당시 경찰조사를 받았지만 모두 풀려났었다. 이 중 1명은 거짓말탐지기 테스트까지 무사히 통과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한 목격자의 증언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 중 한 명은 용의자 중 한 명이 18개월 전에 자신에게 범행을 털어놓았으며 이로 인해 수사가 재개됐다고 주장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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