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집값 아직 거품 15%는 더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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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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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벌리 SC 수석이코노미스트

“미국 집값의 거품이 다 빠진 것이 아니다. 15%는 더 떨어질 수 있다.”

최근 방한한 스탠더드차터드(SC)은행의 존 캘벌리 북미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된 원인이었던 미국 주택가격이 고점 대비 약 30% 하락했지만 여전히 더 떨어질 위험이 높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세계적인 ‘자산버블’ 전문가로 꼽히는 그는 “지금은 세금 감면, 채무재조정, 양적 완화 등의 정책을 쏟아내 인위적으로 추가 하락을 막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2004년 출간한 저서 ‘버블에서 살아남기(Bubbles and How to Survive Them)’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명성을 얻은 캘벌리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에 빠지지 않더라도 회복속도가 느리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을 비롯한 많은 신흥국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의 경제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소비 회복이 늦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1%대였던 미국인의 저축률이 4.5%까지 올랐으며 앞으로 6∼7%로 더 오를 것”이라며 “이 때문에 소득이 늘더라도 미국의 소비증가율은 연 1%대로 매우 저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과감한 재정과 통화 완화 정책으로 일단 위기는 잘 넘겼지만 출구전략이 늦어지는 게 변수”라며 “하지만 섣불리 금리인상에 나서기에는 위험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금리를 올렸다가 경기가 침체돼 여론이 등을 돌리면 오히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해치는 빌미만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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