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27일 만의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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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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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男 기적적 구조… 의료진 “안먹고 4주 버텨?” 갸우뚱

미국 CNN방송이 방영한 이반 먼시 씨의 모습. 발견 당시 그의 몸무게는 3세 어린이의 몸무게쯤 되는 13.5kg이었다. 사진 출처 CNN방송
미국 CNN방송이 방영한 이반 먼시 씨의 모습. 발견 당시 그의 몸무게는 3세 어린이의 몸무게쯤 되는 13.5kg이었다. 사진 출처 CNN방송
“믿기 힘들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미국 마이애미 병원 아이티 파견팀의 더샨사 자야위라 박사)

아이티 지진 발생 27일 만인 8일(현지 시간) 무너진 건물 더미에 갇혀 있던 20대 남성이 구조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미 CNN방송은 이날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무너진 슈퍼마켓 잔해 속에서 이반 먼시 씨(28)가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치료를 맡은 마이애미 병원 의료진은 “양발의 찢긴 상처가 상당히 곪은 데다 극심한 탈수 및 영양실조 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행히 환자의 생명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먼시 씨는 슈퍼마켓 쌀가게 점원으로 일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살아있다는 소식에 잠시 혼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먼시 씨의 형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진 이후 돌아오질 않아 죽었다고 생각했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CNN 등에 따르면 의료진은 구조에 기뻐하면서도 의학적으로 인간이 4주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티기 어렵다는 점에서 과연 이 남자가 지진이 일어난 직후부터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었는지를 반신반의하고 있다. 먼시 씨는 의사들에게 “뭔가에 깔려 꼼짝도 못했는데 누군가 가끔 물을 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코넬리 의학박사는 그가 △현실과 꿈을 헷갈려 하고 △종종 여전히 갇힌 상태라고 인식하는 점을 들어 “뭔가 수분을 섭취한 것을 누군가 줬다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아이티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최소 20만 명이 사망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었다. 지난달 23일 “더는 수색 및 구조작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표했으나 이후에도 간간이 생존자가 발견되고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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