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와 군사교류 중단”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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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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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행정부, 대만에 무기 64억 달러어치 판매 승인
양국 차관급 대화도 연기… 판매 참여 美 기업들 제재
주중 美대사 불러 경고도… 美 “중국측 조치 유감스럽다”

미국 행정부가 대만에 약 64억 달러에 이르는 무기 판매를 승인하자 중국이 군사교류를 중단하고 무기 판매에 참여한 미국 기업을 제재키로 했다. 미국은 “군사교류 중단 및 제재는 유감”이라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지난달 29일 UH-60M 블랙호크 헬기 60대와 신형 패트리엇 요격미사일(PAC-3) 114기, 오스프리급 소해정 2척, 하푼 미사일 12기, 다기능 정보유통 시스템 등을 대만에 파는 계획을 미 의회에 통보했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는 즉각 △군사교류를 위한 상호방문 잠정 중단 △일부 양국 군사교류 계획 연기 △전략 안보, 비핵화 등을 위해 곧 진행하려던 차관급 대화 연기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에 참여한 미국 기업 제재 등 4개항의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31일에도 군사교류 일정이 있었으나 취소됐다.

외교부는 지난달 30일 허야페이(何亞非) 부부장 명의의 성명 발표와 함께 존 헌츠먼 주중 미국대사도 불러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양국이 원치 않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방부 황쉐핑(黃雪平) 대변인도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의 위험성과 양국 관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군부 인사들의 상호 방문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국무원 대만판공실과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도 이례적으로 별도의 항의 성명을 냈다.

키프로중인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도 같은 날 “미국의 무기 판매는 양국 간 세 가지 공동 코뮈니케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내정간섭에 해당하며 중국 안보와 대만과의 평화적인 통일 노력에 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강경 반발에 제프 모럴 미 국방부 대변인은 같은 날 “중국이 군사 분야 및 다른 교류를 단축하기로 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만에 방어무기를 판매하는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 경고도 유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대만이 요구했지만 중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디젤잠수함과 F-16 전투기는 판매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중국은 2008년 10월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결정했을 때 약 4개월간 군사교류를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미국 회사에 대한 제재나 다른 분야의 양국 간 협력 훼손 가능성 등을 거론하진 않았다.

중국 정부가 기업 제재 방침을 밝히자 중국 누리꾼들은 즉각 해당 기업에 대한 ‘인육수색(人肉搜索·검색 대상으로 지목한 후 자세한 정보를 폭로해 공격하는 것)’에 들어갔다. 관영 환추(環球)시보의 인터넷판과 중국의 주요 포털인 써우후(搜狐), 텅쉰(騰迅) 등은 공동으로 항의 연대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일부 학자도 가세해 “중국에서 물건 팔며 영리활동을 하면서 대만에 무기를 파는 기업들에는 말로만 경고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에는 오래전부터 ‘받은 만큼 주지 않으면 예가 아니다’라는 말도 있는 만큼 이(齒)에는 이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나타냈다.

대만에 판매하는 하푼 미사일을 생산하는 보잉사는 중국 민간 항공기 시장의 53%를 차지하고 있으며, UH-60M 블랙호크 헬기를 생산하는 시코르스키사는 세계 최대의 엘리베이터업체인 오티스 계열사라고 중국 언론이 공개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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