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워싱턴에서 가장 강력한 목소리는 특별 이해집단과 로비스트의 것이 아니라 바로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입증하도록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미 대법원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앞으로 선거기간 중에 기업들이 특정 후보 당락을 위해 무제한으로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21일 대법원 판결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법원을 이처럼 강한 톤으로 직접 공개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및 인터넷 주례연설을 대부분 대법원 비판에 할애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은 특별 이해집단과 로비스트들에게 거대한 승리를 안겨주고 기업의 영향에 고삐를 죄려는 우리의 노력에 강력한 펀치를 날렸다”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며 특정 이해집단의 돈이 우리의 민주주의에 무제한으로 들어오게 하는 문을 열어준 것”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특정 이해집단의 로비스트들이 광고를 통해 구미에 맞지 않는 후보들에게 벌을 내릴 수 있도록 한 판결”이라며 “앞으로 금융개혁을 추진하기가 무척 어렵게 됐고 보험회사들이 건강보험개혁을 좌절시키는 데 날개를 달아준 꼴”이라고 자신의 개혁을 발목 잡을 수 있다고도 했다. 앞서 대법원은 기업들이 특정후보를 편들기 위한 선거 광고에 돈을 쓰지 못하도록 한 1947년의 법 조항이 기업의 언론자유에 위배된다며 찬성 5, 반대 4로 위헌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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