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땅값’ 말바꾸기… 정치자금 의혹 여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5일 03시 00분


23일 용의자 신분 검찰조사
하토야마는 선긋기 나서

도쿄지검 특수부와 날 선 대립을 하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사진) 민주당 간사장이 23일 검찰 조사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토지구입 자금도 자신의 개인자금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2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자와 간사장은 이날 도쿄 뉴오타니 호텔에서 4시간 반에 걸친 검찰조사를 받은 후 기자회견을 열고 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조사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자금 관리단체 리쿠잔카이(陸山會)가 그로부터 4억 엔을 빌려 2004년 10월 도쿄 세타가야(世田谷) 구 택지(3억5000만 엔)를 구입한 뒤 이를 정치자금수지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데 대해 오자와 간사장이 관여했는지와 오자와 간사장이 빌려준 4억 엔의 출처 및 불법정치자금 수수 여부다.

오자와 간사장은 허위 기재와 관련해 “리쿠잔카이의 정치자금보고서 기재는 실무자인 비서들에게 모두 맡겼으며 사전에 보고받거나 협의 또는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4억 엔의 출처에 대해서도 1985년 매각한 주택대금 2억 엔과 1997년과 2002년에 각각 가족 명의 계좌에서 인출한 3억 엔과 6000만 엔을 모두 현금화해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이와테(巖手) 현 댐 건설공사 하청을 맡았던 미즈타니(水谷)건설사로부터 로비자금 1억 엔을 받았다는 의혹도 완강히 부인했다.

이에 일본 여론은 그의 잦은 말 바꾸기와 석연치 않은 해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택지매입 자금에 대해 2007년 2월에는 “정치헌금”이라고 했다가 지난해 10월에는 “정기예금을 담보로 은행 융자를 받은 것”이라고 정정했으며 최근에는 “모아둔 개인자금”이라고 말을 바꿨다.

한편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이에 앞선 22일 국회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오자와 간사장을 동지로서 믿지만 자신이 정치적 책임을 함께 져야 하는 운명공동체는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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