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테러 위협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중심으로 진행된 미국의 대테러 작전도 예멘으로 급속히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아프간과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두었던 알카에다가 소말리아와 예멘 등지에 연계조직을 거느리고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별로 영향력을 넓히며 탈집중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4일(현지 시간) 국무부에서 “예멘의 정정 불안과 함께 알카에다 세력이 확산되면서 예멘이 테러리스트의 공격기지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이 예멘을 글로벌 테러기지로 공개 지목한 것은 지난해 12월 25일 노스웨스트항공 여객기 테러시도 사건 이후 처음이다. 테러의 새 축으로 부상하는 예멘에서의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은 지난해 6700만 달러의 3배 가까운 1억9000만 달러의 국방예산을 이곳에 투입할 계획이다.
미 정보당국은 수만 명에 이르는 테러 관련 인물 데이터베이스(DB)를 검토해 이 가운데 수십 명을 테러 요주의 인물 명단과 비행금지자 명단에 포함시켰다. 빌 버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국가대테러센터의 방대한 테러범 정보 DB 수만 명을 검토해 수십 명을 교통정보국의 비행금지자 명단과 추가보안 검색 선별 명단에 올렸다”고 말했다. 요주의자 명단에 오른 사람은 추가 검색이 의무화되고 비행금지자의 경우 미국행 비행기와 국내선 비행기 탑승이 거부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존 브레넌 국토안보보좌관과 제임스 존스 국토안보고문 등으로부터 테러 관련 보고를 받은 데 이어 5일 오후에는 클린턴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책임자 등을 소집해 노스웨스트항공 테러 시도에 대한 전말을 보고받고 새 항공보안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 아랍 정보기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알카에다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미국의 영향력이 가장 약한 지점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알카에다 지도부가 직접 나서지 않고도 토착 무장세력을 결집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이날 “예멘에서 알카에다 활동이 강력해지는 것은 ‘한 곳을 제압하면 다른 곳이 튀어나오는 풍선효과의 딜레마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영국 프랑스에 이어 네덜란드도 테러 공격을 우려해 4일 예멘 주재 대사관을 폐쇄했다. 3일 폐쇄했던 미 대사관은 5일 다시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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