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개혁파 핵심인사 잇달아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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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디 자매-무사비 측근
고위층 최소 18명 검거

이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8명이 숨지는 등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이란 정부가 개혁파 진영의 유력 인사를 잇달아 검거하고 나섰다. 이란 당국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시린 에바디 씨의 친자매인 누신 에바디 씨(테헤란대 의대 교수) 등 최소 4명 이상의 반정부 인사를 체포했다고 야권 웹사이트 자라스가 29일 보도했다.

시린 씨는 “28일 오후 9시경 누신이 집에서 정보요원 4명에게 체포됐다”며 “누신은 의대 교수로 정치운동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체포된 것은 나의 인권보호 활동에 압력을 넣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정부 성향의 정치평론가 마샬라 삼솔바에진 씨도 29일 오전 자택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진영의 중심인물인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의 보좌관 3명과 처남도 체포되는 등 27일 이후 최소 18명의 개혁파 고위층 인사가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시위대는 반종교적이며 반혁명적”이라며 “사법부와 정보 당국이 종교를 모욕한 시위대를 체포해 주저 없이 최고 형량을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란 외교부 라민 마흐만파라스트 대변인은 “일부 서방국가들이 시위대를 지원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내정 간섭으로 우리는 이를 강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29일) 중으로 이란 주재 영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엄중 항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최정예 군조직인 혁명수비대도 성명을 통해 “외국 언론이 이란 체제 전복을 위해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며 “체제를 전복하기 위한 시도는 아무런 효과 없이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란 전역에서는 수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친정부 집회가 열렸다고 국영TV가 전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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