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失權’ 日 자민당, 혹독한 겨울나기

  • 동아일보

정당지지율 바닥-의원탈당에 이익단체 ‘배신’까지

8·30 총선에서 54년 만에 정권을 잃은 일본 자민당의 정당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19, 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은 18%의 지지율을 기록해 민주당(4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혹독한 겨울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9월 16일 민주당 정권이 출범한 후 매달 실시한 4번의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의 평균 지지율은 15.5%였고 민주당은 3배에 가까운 44.8%였다. 민주당 정권은 내각 지지율에선 하락 추세를 이어왔지만 정당 지지율은 줄곧 40%대를 유지했다. 단 한 번도 10%대를 벗어나지 못한 자민당에 비하면 견고한 지지율이다.

자민당은 남녀 모든 연령대에서 민주당에 뒤졌다. 올봄까지만 해도 모든 연령대의 여성층에서 민주당에 앞섰으나 몇 개월 만에 모두 역전당했다. 정권을 빼앗긴 후 이렇다 할 재기 움직임이 없었고 새로운 정치 스타를 통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게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게다가 하세가와 다몬(長谷川大紋) 참의원 의원이 22일 당 운영에 불만을 품고 탈당계를 제출해 의석 하나가 아쉬운 자민당을 침울하게 했다. 전통적으로 자민당 지지 세력이었던 전국토지개량사업단체연합회는 21일 민주당에 내년도 토지개량사업 예산 확보를 탄원하면서 “내년 참의원 선거에서 단체 대표를 자민당 후보로 내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미 이 단체의 대표주자를 참의원 후보로 공천해 놓은 자민당으로선 작지 않은 타격인 셈이다. 이는 정권교체 후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의 집요한 이익단체 각개격파의 결과다. 이익단체의 속성상 시간이 흐를수록 여당 쪽으로 넘어가는 단체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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