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기업 깔보면 큰코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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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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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紙‘삼성-LG-현대車-포스코 강점’ 집중분석
“가격경쟁력-품질-마케팅 두루갖춰 日기업위협”

‘한국 기업을 깔보면 일본 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 입지가 더 줄어들 것이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 기업을 집중 분석하는 시리즈를 게재했다. ‘한국 기업 강점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16일자부터 시작된 이 시리즈는 삼성 LG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한국 기업들이 가격경쟁력과 품질, 마케팅을 두루 갖춘 총체적 힘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이 신문은 17일자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1∼9월 신차 판매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늘어난 341만 대로 포드(337만 대)를 제치고 5위로 부상했다”면서 “세계 자동차시장의 역사적인 역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현대차가 미국의 신차 고객이 실직하면 차를 되사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을 때 도요타의 한 임원은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것”이라며 얼굴을 찌푸렸지만 올해 들어 11월까지 미 신차 시장에서 작년 판매 실적을 웃도는 곳은 현대와 기아, 일본의 후지쓰중공업뿐이라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또 일본이 경쟁력 우위를 지켜온 소재 분야에서도 급속한 추격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철강을 사례로 들었다. 일본 철강업체 임원이 포스코 제품의 품질을 조사한 결과 자동차용 고급강판 등을 제외한 90% 이상의 포스코 제품이 일본의 고급품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한 것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D램 플래시메모리 액정패널 등 정보기술(IT) 및 전자 부문에서 한국 기업이 시장을 창출하는 능력을 확실히 갖췄다고 평가했다. 일본이 먼저 기술을 개발하지만 시장은 한국에 뺏기는 패턴이 정착됐다는 것. 예컨대 삼성전자가 3월 내놓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액정TV의 광원을 종전의 형광관에서 LED로 교체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것이다. 본래 LED TV는 소니가 2004년에 처음으로 개발했음에도 액정TV보다 한 단계 위 제품으로 상품화함으로써 마케팅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도 성공 요인이다. 삼성과 LG의 그룹 총매출액에서 해외비중은 85%로 일본의 파나소닉(47%)을 크게 앞선다. LG의 경우 판매국이 160개국이고 해외 종업원이 그룹 전 직원의 66%에 이를 정도로 글로벌화됐다는 것.

이 신문은 인구 5000만 명이 안 되는 내수시장에 안주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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