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 손가락 2개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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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지 100여년 만에 발견
伊과학사박물관 “내년 전시”

16, 17세기 가톨릭의 믿음에 반해 지동설을 옹호하다 박해를 받았던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의 손가락 2개와 치아 1개가 사라진 지 100여년 만에 발견됐다고 이탈리아 피렌체의 과학사박물관이 최근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되돌아온 갈릴레오의 신체 일부는 1737년 그의 유골을 피렌체 산타크로체 성당으로 옮길 때 추종자들이 떼어 낸 것이라고 한다. 당시 교회 당국이 그의 유골을 신성한 곳에 둘 수 있도록 허락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들이 떼어낸 손가락 3개, 척추뼈 1개, 치아 1개 중 손가락 1개만이 곧 본래 유해와 같이 묻혔고, 척추뼈는 갈릴레오가 수년간 가르쳤던 파두아대에서 보관했다.

유해와 분리된 갈릴레오의 엄지와 중지 등 손가락 2개, 치아 1개는 한 이탈리아 후작이 유리병 안에 넣은 뒤 나무상자에 보관해 왔다고 한다. 이 나무상자는 역시 나무로 만든 갈릴레오 흉상을 뚜껑으로 삼았다. 이후 대대로 이 후작 가문에 내려오다 언제인지 확실치 않지만 내용물이 무엇인지 몰랐던 한 후손이 내다 팔았다는 것. 이후 학자들은 갈릴레오의 두 손가락과 치아 1개가 영영 사라진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최근 한 개인 수집가가 경매에서 이 상자를 발견했다고 한다. 내용물이 신체 일부라는 데 호기심이 생겨 구입했다는 이 수집가는 이것이 갈릴레오의 유해 중 일부라고는 확신하지 못했다. 그는 과학사박물관 및 피렌체의 문화 관련 관료들에게 자문했다. 과학사박물관 파올로 갈루치 관장은 각종 사료와 상자를 보관했던 가문의 문서를 토대로 갈릴레오의 신체 일부라는 결론을 내렸다. 과학사박물관 측은 내년 봄 되돌아온 천재 과학자의 두 손가락과 치아 1개를 전시할 예정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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