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파키스탄 연방수사국도 공격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2시 56분


코멘트
15일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 주의 경찰학교에서 파키스탄 경찰과 구조대원들이 탈레반에 붙잡혔던 인질을 구출해 내고 있다. 파키스탄군의 탈레반 소탕작전이 예고된 가운데 이날 탈레반은 라호르의 연방수사국(FIA)과 경찰학교 등 4곳을 동시에 공격했다. 라호르=AP 연합뉴스
15일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 주의 경찰학교에서 파키스탄 경찰과 구조대원들이 탈레반에 붙잡혔던 인질을 구출해 내고 있다. 파키스탄군의 탈레반 소탕작전이 예고된 가운데 이날 탈레반은 라호르의 연방수사국(FIA)과 경찰학교 등 4곳을 동시에 공격했다. 라호르=AP 연합뉴스
경찰학교 등 4곳 연쇄 테러 최소 39명 숨져
軍, 탈레반 거점 즉각 보복 폭격… 수만명 피란

파키스탄군이 탈레반 소탕 작전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탈레반이 15일 연방수사국(FIA)과 경찰학교 등 4곳을 동시에 공격해 적어도 39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파키스탄군은 즉각 보복에 나서 남부 와지리스탄 지역의 탈레반 거점을 폭격해 29명이 숨졌다고 파키스탄의 한 관리가 밝혔다.

○ 잇따르는 테러…파키스탄군 폭격 시작

파키스탄군이 15일 오후 탈레반 거점지역을 폭격하면서 이 지역 주민 수만 명이 피란하기 시작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9시경(현지 시간) 동부 펀자브 주 라호르에 위치한 연방수사국에 4, 5명의 무장괴한이 습격해 1시간 30분 동안 총격전을 벌여 직원 4명과 시민 1명, 테러범 2명 등 적어도 7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경찰 대변인은 “괴한들은 수류탄과 자살폭탄테러용 재킷으로 무장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괴한들이 인질을 잡고 대치극을 벌였다고 전했다.

사건이 일어난 직후 라호르 외곽 마나완 경찰학교에도 무장괴한들이 들이닥쳐 경찰관 9명 등 모두 14명이 사망했다. 거의 동시에 라호르 공항 근처 베디아 경찰학교도 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쇄 테러로 라호르의 모든 관공서와 주요 상가는 문을 닫았다.

한편 이날 북서변경 주 코하트에 있는 사다르 경찰서에서는 차량 자살폭탄테러로 적어도 11명이 사망했다. 경찰서 일부가 붕괴돼 아직도 경찰관들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자기들의 소행이라고 나서는 단체는 아직 없지만 파키스탄 탈레반의 짓일 가능성이 높다”며 “탈레반이 (파키스탄군에 대해) 기선을 잡기 위해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주부터 파키스탄에서는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5일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현지 사무소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5명이 사망했고, 9일에는 페샤와르에서 차량폭탄테러가 나 49명이 목숨을 잃었다. 10일에는 탈레반 대원들이 라발핀디에 위치한 육군사령부 청사를 급습해 40여 명의 인질극을 벌이는 과정에서 22명이 사망했다. 12일에는 샹글라에서 벌어진 자살폭탄테러로 41명이 숨졌다.

○ 새 지도자 선출 뒤 극렬해진 탈레반

잇단 테러는 올 4월 파키스탄 탈레반이 수도 이슬라마바드 근처 부네르를 점령하는 등 세력을 크게 확대하자 파키스탄군이 대대적 소탕작전에 나서면서 탈레반이 타격을 입고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8월 최고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가 미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하면서 한동안 활동이 잠잠했다. 하지만 새 지도자로 선출된 하키물라 메수드가 4일 “전임자의 복수를 하겠다”고 경고한 뒤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다. 파키스탄군이 탈레반의 세력이 강한 남와지리스탄 지역을 공격할 것이라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이를 막기 위해 더욱 극렬하게 테러를 감행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파키스탄군은 이미 2만8000여 명의 병력을 이곳에 보낸 것으로 알려져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