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소식을 들은 지지자 수천 명은 즉각 브라질대사관 주변으로 몰려들어 ‘셀라야’를 연호하며 춤을 추는 등 지지를 표시했다. 셀라야 전 대통령은 자신을 상징하는 흰색 카우보이모자를 쓴 채 대사관 발코니에 나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잠옷 바람으로 해외로 쫓겨난 셀라야 전 대통령은 그동안 7월 초와 7월 말 두 차례 입국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셀라야 전 대통령은 이번 세 번째 입국 시도에 대해 국경검문소를 피하기 위해 차를 갈아타며 15시간 동안 산악지대를 이동했다고 밝혔으나 자세한 경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임시정부 측은 셀라야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니카라과 국경을 거쳐 입국했으며 남미 국가의 번호판을 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로베르토 미첼레티 임시 대통령은 “셀라야 전 대통령이 어떤 중재나 합의 없이 귀국했다”며 오스카르 아리아스 산체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의 온두라스 사태 중재자 역할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브라질대사관 측에 “재판을 위해 셀라야 전 대통령의 신병을 인도하라”고 요구했다. 셀라야 전 대통령의 귀국이 현실화됨에 따라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와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착 상태에 빠졌던 온두라스 사태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아울러 권좌 복귀를 노리는 셀라야 전 대통령을 해외에 묶어두면서 내부통제를 강화해 11월 29일 대통령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려는 임시정부의 구상도 차질을 빚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중재 협상 중단에 조바심을 낸 셀라야 전 대통령이 세계 정상들이 미국 뉴욕에 모이는 시기를 노려 온두라스 사태에 대한 관심을 다시 고조시키고자 비밀입국을 감행했다고 분석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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