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재판부 살해위협 시달려

  • 입력 2009년 9월 14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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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 “재판장은 매국노” 기습시위… 경찰 긴급보호

11일 천수이볜(陳水扁·사진) 전 대만 총통 부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타이베이(臺北) 지방법원 재판부가 살해 위협을 받아 경찰이 긴급 보호조치를 취했다고 대만의 핑궈일보가 13일 전했다.

판결 하루 뒤인 지난 토요일 차이서우쉰(蔡守訓) 재판장의 아파트 밖에서 천 전 총통의 지지자 30여 명이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차이 재판장을 매국노라고 욕하면서 가만 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당시 이런 행동을 나무라던 주민이 이들에게 몰매를 맞을 위기에 처했다가 경찰에 구출되기도 했다. 또 대만 인터넷에는 차이 재판장과 배석 판사 2명을 살해하자는 게시물이 떠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현재 재판관 집에는 권총을 가진 경찰관이 3교대로 24시간 경계하고 있다. 재판관들이 천 전 총통의 재판을 맡은 초기부터 갖가지 위협에 시달려온 사실도 밝혀졌다. 재판 초기부터 ‘사법계의 살인자’라면서 차이 재판장에 대한 살해 위협이 있었다. 그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북송시대의 명재판장이던 포청천을 빗대 차이 재판장을 ‘현대의 포청천’으로 부른다. 차이 재판장 가족은 반 년 넘게 집 밖을 함부로 나가지 않았고 차이 재판장도 외출할 때는 변장을 했다. 차이 재판장은 당초 경찰의 신변보호를 거부했다가 최근 상황이 더욱 나빠지자 이를 받아들였다.

‘미녀 법관’으로 인기를 얻은 쉬첸후이(徐千惠) 배석 판사는 파파라치들이 미행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또 낯선 사람들이 집 근처를 배회해 가족을 불안케 했다. 이에 따라 쉬 판사는 몰래 집을 옮겼고 휴대전화 번호도 바꿔야 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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