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루클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온라인 쇼핑숍 ‘언커먼구즈(Uncommon Goods)’에서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팔린 아이템은 중고차 유리를 재활용해서 만든 22달러짜리 와인잔이다. 이 와인 잔의 광고문구에는 “햇빛 차단을 위해 자동차 유리에 첨가된 은은한 초록빛 색조가 매력”이라고 쓰여 있다.
24일 폭발적인 인기 끝에 막을 내린 미 정부의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cash for clunkers)’이 중고차 재활용품 시장에도 특수를 불어넣었다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7월 24일부터 한 달간 진행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총 69만114대의 차가 팔렸고, 모두 28억77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고 미 교통부는 밝혔다. 이 결과로 70만 대 가까운 폐차가 발생해 220억 달러 규모의 자동차 재활용품 시장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자동차 재활용 부품은 앞 유리에 그치지 않는다. 언커먼구즈에는 와인잔 외에도 타이어로 만든 가방, 지갑, 벨트 상품 등도 팔리고 있다. 또 오일필터는 캔이나 냉각기, 산업용 철강재료로 다시 쓰이며, 엔진오일과 같은 폐유류도 브레이크 오일이나 부동액 등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차체는 분쇄기를 거쳐 손바닥 크기로 잘라낸 뒤 제철소로 보내져 30일 이내에 새로운 자동차의 일부분으로 재생되거나 건축자재로 쓰인다.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된 폐자동차 고철은 74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샌디 블래록 미국 자동차 재활용협회(ARA) 전 대표는 “폐기된 자동차 부품은 거의 100% 재활용된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