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차로 이 물건들을 모두 만들었다고? 美 재활용산업 붐

  • 입력 2009년 8월 28일 02시 59분


“이 와인잔은 받침대가 없는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매우 두껍고 단단해서 좀처럼 깨지지 않습니다.”

뉴욕 브루클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온라인 쇼핑숍 ‘언커먼구즈(Uncommon Goods)’에서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팔린 아이템은 중고차 유리를 재활용해서 만든 22달러짜리 와인잔이다. 이 와인 잔의 광고문구에는 “햇빛 차단을 위해 자동차 유리에 첨가된 은은한 초록빛 색조가 매력”이라고 쓰여 있다.

24일 폭발적인 인기 끝에 막을 내린 미 정부의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cash for clunkers)’이 중고차 재활용품 시장에도 특수를 불어넣었다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7월 24일부터 한 달간 진행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총 69만114대의 차가 팔렸고, 모두 28억77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고 미 교통부는 밝혔다. 이 결과로 70만 대 가까운 폐차가 발생해 220억 달러 규모의 자동차 재활용품 시장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자동차 재활용 부품은 앞 유리에 그치지 않는다. 언커먼구즈에는 와인잔 외에도 타이어로 만든 가방, 지갑, 벨트 상품 등도 팔리고 있다. 또 오일필터는 캔이나 냉각기, 산업용 철강재료로 다시 쓰이며, 엔진오일과 같은 폐유류도 브레이크 오일이나 부동액 등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차체는 분쇄기를 거쳐 손바닥 크기로 잘라낸 뒤 제철소로 보내져 30일 이내에 새로운 자동차의 일부분으로 재생되거나 건축자재로 쓰인다.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된 폐자동차 고철은 74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샌디 블래록 미국 자동차 재활용협회(ARA) 전 대표는 “폐기된 자동차 부품은 거의 100% 재활용된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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