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1년만에 유엔 핵사찰 허용

  • 입력 2009년 8월 22일 02시 58분


지난주 완공직전 중수로 공개… IAEA 감시권 확대도 수용

이란이 자국 중수로에 대한 유엔 사찰단의 접근을 1년 만에 허용하는 등 핵 사찰과 관련한 이란 정책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AP통신은 20일 이란 정부가 지난주 유엔 사찰단이 완공 직전 단계에 있는 아라크 중수로를 방문하도록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또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에 감시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감시 권한을 확대해 달라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요구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로써 지난 1년간 금지됐던 유엔 사찰단의 이란 핵 시설 접근이 재개됐다.

IAEA는 그동안 이란 측이 농축 우라늄 일부를 핵무기 개발 용도로 전용하는지를 추적하기 위해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감시 권한 확대를 요구해 왔다. 외교소식통은 “IAEA가 바라던 대로 감시 조치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앞서 알리 아스가르 솔타니에 IAEA 주재 이란대사는 18일 국영TV를 통해 “이란은 전제조건 없이 핵 개발과 관련해 서방과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미국과 유럽은 그동안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이 핵무기 제조를 위한 것이라며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해 왔고 이란은 평화적인 핵에너지 이용이라며 맞섰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란 측에 9월 말 시한을 제시하며 그때까지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새로운 제재를 가하겠다며 최후통첩성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최근 이란 측의 유화적 태도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21일 “이란이 국제사회에 핵 개발 문제를 다룰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재선에 성공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서방과의 핵 대결 국면을 해소함으로써 새로운 경제제재를 피해나가는 한편 자신들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려는 계산을 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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