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2차대전 영웅, 美 학교로 부활한다

입력 2009-07-16 02:57수정 2009-09-21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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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고 김영옥 대령과 함께 참전했던 442부대 소속원들이 14일 개최된 미국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 교육위원회 회의를 지켜보고 있다. 위원회는 신설 학교 이름을 ‘김영옥 중학교’로 명명하는 청원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故 김영옥 대령 이름 딴 중학교, LA에 9월 개교

제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 미군 장교로 참전한 ‘한국계 전쟁영웅’ 김영옥 대령(1919∼2005·사진)의 이름을 딴 중학교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설립된다.

LA통합교육구 교육위원회는 14일 올해 9월 문을 여는 ‘센트럴LA중학교 3번’의 학교명을 ‘김영옥 중학교’로 명명하는 청원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모니카 가르시아 교육위원장이 ‘김영옥 중학교’ 명명 안건이 만장일치로 가결됐음을 선포하자 회의장을 가득 메운 한인동포 등 100여 명은 큰 박수로 축하했다.

표결에 앞서 김 대령의 일대기를 담은 방송프로그램이 10여 분간 상영됐고 한인사회 주요 인사 10여 명이 청원지지 발언을 했다. 2차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들로 구성된 442부대 소속으로 김 대령의 지휘를 받았던 참전용사 8명이 군복을 입고 참석하기도 했다.

김영옥 중학교 명명 운동은 김 대령이 세상을 떠난 직후인 2006년 설립된 단체 ‘김영옥 대령의 친구들’이 앞장서 추진해 왔다. 다이앤 왓슨 연방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이 지지 서한을 보내는 등 미국 주류사회에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김영옥 대령의 친구들’ 모임의 민병수 대표는 “김 대령은 한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최고무공훈장을 받았지만 미국에서는 최고무공훈장을 아직 받지 못했다”며 “앞으로 미국에서도 훈장을 받을 수 있도록 동포사회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미국으로 망명해 독립운동을 한 김순권 선생의 아들인 김 대령은 2차대전과 6·25전쟁에 참전해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2차대전 당시 유럽전선에서 맹활약해 1945년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최고무공훈장을, 195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십자무공훈장을 각각 받았다. 2차대전이 끝난 뒤 예편했으나 6·25전쟁 발발 소식을 듣고 “아버지의 나라를 위해 싸우겠다”며 다시 총을 들었다. 미국 사상 최초의 유색인 야전 대대장으로서 활약했다. 양구와 화천지구 전투에서 전공을 세웠으며 화천지구 전투 중 무릎을 크게 다치기도 했다. 1963년에는 군사고문으로 한국을 찾아 국군 최초의 미사일 부대를 창설하는 등 한국의 국방력 강화에 기여했다. 1972년 대령으로 예편한 뒤에는 고아, 빈민, 노인, 입양아, 장애인, 청소년, 가정폭력 피해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도주의 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다.

한국 정부는 2006년 1월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태평양 미국국립묘지에서 엄수된 장례식에서 태극무궁훈장을 김 대령의 가족에게 전달했다. 프랑스 정부도 2006년에 프랑스 최고훈장인 레종 도뇌르를 추서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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