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체제인사 류샤오보 체포… 국가전복 기도 혐의

  • 입력 2009년 6월 26일 02시 51분


중국의 저명한 반체제 지식인인 류샤오보(劉曉波·54) 씨가 국가전복죄로 당국에 체포됐다고 싱가포르 롄허(聯合)조보가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류 씨가 유언비어를 퍼뜨려 비방하는 방식으로 인민을 선동하고 국가 전복을 기도했으며 사회주의 제도를 뒤집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류 씨는 앞서 지난해 12월 8일 중국의 진보적인 학자와 변호사, 자유주의적 저술가와 함께 303명의 연대서명으로 ‘08헌장’을 발표했다. 류 씨 등은 헌장에서 공산당 일당독재 폐지와 민주정치 개혁을 요구했다. 이 사건 이후 그는 최근까지 반년 이상 가택연금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류 씨를 체포한 중국 정부의 행위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내부 문제에 간섭하는 잘못된 발언과 행동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석방 요구를 일축했다.

베이징대 철학박사 출신인 류 씨는 1989년 6월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지식인들의 단식투쟁을 주도하다 수감된 바 있다. 그 뒤에도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저술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반체제 활동으로 수차례 체포됐다 석방되는 수난을 겪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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