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식 자본주의 특구 만든다

  • 입력 2009년 6월 26일 02시 51분


마카오 3배면적 헝친다오 개발
일국양제식 시장경제 실험

중국 광둥(廣東) 성 주하이(珠海) 시 남쪽의 헝친다오(橫琴島)가 홍콩이나 마카오와 같은 ‘일국양제(一國兩制)’ 모델로 개발된다. 중국 국무원은 24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주재로 상무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헝친다오 종합발전 계획’을 승인했다.

일국양제란 한 국가 안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라는 2개 체제를 허용한다는 뜻이다. 영국과 포르투갈이 1997년 7월과 1999년 12월 각각 반환한 홍콩과 마카오는 현재 중국의 영토지만 경제제도는 일국양제를 채택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영토 일부를 스스로 사회주의 체제를 적용하지 않는 지구로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국무원은 헝친다오가 주하이 경제특구의 일부분이지만 세관 등을 따로 운영하는 등 별도의 관리체제로 운영하다 궁극적으로 일국양제 체제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헝친다오 면적은 86km²로 마카오(28km²)의 3배가량 되지만 상주인구는 4200여 명에 불과하다. 앞으로 상업 관광 과학연구 및 하이테크 산업의 중심기지로 육성할 예정이다. 마카오대도 이곳에 분교를 설치하기로 했다. 중앙정부는 특히 금융과 정보기술(IT)을 포함한 혁신적인 산업을 육성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헝친다오는 마카오 국제공항에서도 3km 거리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다.

중국 국무원은 홍콩과 마카오의 발전 속도가 빠른 데 반해 면적이 좁아 인근에 개발 확장지역을 물색하다 이곳을 선정했다고 충칭(重慶)만보가 보도했다. 헝친다오는 관리 체제상 ‘일국양제’라고 불릴 만큼 사실상 자본주의 경제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며, 광둥 성과 홍콩 마카오 등 3자가 협력해 개발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무원은 24일 종합발전 계획을 승인하면서 “(중앙의) 관련 부서와 광둥 성 정부는 3자 협력형 개발이라는 중앙정부의 구상이 실현되도록 협력하라”고 당부했다.

헝친다오의 일국양제 개발 계획은 광둥 성 선전(深(수,천))과 홍콩의 일체화 작업과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선전 전역을 경제특구화한 뒤 사실상 홍콩과 같은 경제시스템으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회주의 체제의 경제특구’보다는 자본주의 내지 시장경제 체제가 투자 유치 및 개발에 더 장점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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