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위대 호위함 절반 해외 파견… “국방공백” 비판론

  • 입력 2009년 6월 22일 02시 56분


일본 해상자위대의 활동 반경이 전 세계로 넓어지면서 본연의 임무인 국가보위 활동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21일 보도했다.

현재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해상자위대 호위함은 해적 퇴치를 위해 올 3월 소말리아 해역에 파견된 2척을 비롯해 2001년부터 인도양에서 해상급유를 담당하는 1척, 원양항해에 나선 1척, 미국 군사훈련에 파견된 1척 등 모두 5척이다. 다음 달에는 소말리아와 인도양에 파견된 호위함의 교대를 위해 3척이 파견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8척이 해외에서 활동하게 된다.

해상자위대가 보유하고 있는 호위함은 모두 52척이지만 수리와 훈련 등으로 유사시 대응이 가능한 호위함은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가용 호위함의 절반 정도가 해외에 나가 있는 셈이다. 해상자위대는 지난해 말 “지나치게 많은 임무로 인원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지만 그 직후 소말리아 해역 파견이라는 덤을 떠안아야 했다. 또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에는 선박검색 활동에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어떤 식으로든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자민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6월 미국에서 열리는 합동훈련에 2척씩 파견해 오던 것을 올해는 1척으로 줄이기로 하는 등 호위함 부족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부대는 해외 파견 호위함의 빈자리를 메우느라 부담이 부쩍 늘었다. 아카호시 게이지(赤星慶治) 해상막료장이 “(이젠 국방을 위해) 국내 방위에 대비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국방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말 확정하는 ‘2010∼2014년 방위계획 대강’에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맞선 전력 강화를 위해 장비와 요원을 늘리고 방위비를 증액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시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전했다. 이는 침략을 당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장비와 요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취지로 2004년 책정한 현행 방위대강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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