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부진 학교 5000곳 폐쇄” 오바마, 공교육 개혁 대장정

  • 입력 2009년 5월 13일 02시 54분


5년간 50억달러 투입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향후 5년에 걸쳐 성적이 부진한 학교 5000곳을 폐쇄하기로 하는 등 과감한 교육개혁 추진에 나섰다.

안 덩컨 미국 교육장관은 11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성적으로 학업성취도가 나쁜 학교들은 새로운 출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폐교된 학교에는 새 교장을 임용하고 교사진을 모두 바꿔 새로운 학교로 탈바꿈시키거나 아예 차터스쿨(커리큘럼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공립학교)로 전환시킨다는 계획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학교 1곳에 100만 달러씩 총 5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덩컨 장관은 “대통령의 구상은 매우 전략적이며 정교한 목표 아래 설계된 것”이라며 “오랜 기간에 걸쳐 열등한 성적을 보여 온 학교들을 상대로 레이저처럼 정확하게 초점을 맞춰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적이 부진한 학교의 폐쇄 조치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부터 공교육 질(質) 향상을 위한 경쟁시스템 도입 차원에서 시행돼 온 것인데 오바마 행정부 들어 개혁 규모와 속도가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평생 한 번뿐인 교육 기회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실린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성적이 최하위에 속하는 학교를 해마다 1000곳씩 골라 폐교한다는 구상인데, 이는 미 전역 공립학교(2006년 기준 9만7382곳)의 거의 1%에 해당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발표한 2010년도 예산안에 교원성과급 및 차터스쿨 확대를 위한 재원을 반영했다. 그는 3월 10일 교육개혁 연설에서 △무능 교사는 퇴출하고 업적이 뛰어난 교사는 과감히 보상하며 △전국적으로 단일화된 학력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고 평가 기준을 강화하는 등 공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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