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9·11용의자에 266회나 ‘물붓기 고문’

  • 입력 2009년 4월 21일 02시 57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9·11테러의 핵심 용의자에게 물고문 논란을 빚어온 ‘워터보딩(water boarding)’을 무려 266차례나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 폭로했다. 워터보딩은 침대에 눕게 해 코와 입에 천을 씌운 뒤 물을 흘려 붓는 가혹행위다. 최근 공개된 미 법무부의 2005년 메모에 따르면 CIA는 9·11테러를 모의했다고 자백한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는 183회, 오사마 빈라덴의 최측근인 아부 주바이다는 83차례나 워터보딩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NYT는 “이는 전직 CIA 간부인 존 키리아쿠가 2007년 ABC방송에서 주바이다가 단지 35초의 워터보딩을 받고 모든 걸 털어놓았다고 말한 것과 큰 차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초 CIA 국장에서 경질된 마이클 헤이든 전 국장은 19일 ‘폭스뉴스 선데이’에서 테러 용의자에 대한 가혹한 신문이 결과적으로 미국인의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또 “전현직 CIA 간부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신문 방법에 관한 ‘기밀 메모’를 공개해 미 정보당국을 위험하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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