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 친-반 탁신 시위대 일촉즉발

  • 입력 2009년 4월 9일 03시 01분


붉은 시위대 “탁신 귀국 허용하라”붉은 옷을 입고 태국 수도 방콕 시내에 몰려나온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자들이 8일 피켓과 깃발을 흔들며 프렘 틴술라논다 추밀원 원장 집으로 행진하고 있다. 프렘 원장은 탁신 전 총리를 축출한 2006년 9월 쿠데타의 배후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방콕=EPA 연합뉴스
붉은 시위대 “탁신 귀국 허용하라”
붉은 옷을 입고 태국 수도 방콕 시내에 몰려나온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자들이 8일 피켓과 깃발을 흔들며 프렘 틴술라논다 추밀원 원장 집으로 행진하고 있다. 프렘 원장은 탁신 전 총리를 축출한 2006년 9월 쿠데타의 배후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방콕=EPA 연합뉴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를 지지하는 ‘독재저항민주주의연합전선(UDD)’이 8일 수십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를 벌여 태국의 정정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반(反)탁신 시위를 벌여 정부 사퇴를 이끌어냈던 ‘국민민주주의연대(PDA)’가 맞불 시위를 예고함에 따라 양측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8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정부청사 진입로를 봉쇄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UDD는 이날 전국적인 시위를 벌였다. 방콕 정부청사 앞에는 오전부터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UDD 핵심 지도자이며 탁신계 정당인 ‘푸에아타이’의 자투폰 프롬판 의원은 “최소 30만 명의 탁신 지지자가 시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정부청사 앞에 모여들었던 시위대 중 약 5만 명이 인근 프렘 틴술라논다 추밀원 원장의 집으로 몰려가 이곳을 포위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추밀원은 왕실 최고자문기관. 탁신 전 총리는 프렘 원장을 2006년 9월 자신을 축출한 쿠데타 배후로 지목했다.

시위대의 요구사항은 △현 정부 사퇴와 조기 총선 △탁신 전 총리 귀국 허용 등이다. 해외에 체류 중인 탁신 전 총리는 7일 밤 정부청사 앞 농성장에 화상전화를 걸어 “민주주의를 원하는 모든 국민은 이번 시위에 동참하라”고 호소했다. 그는 4일에도 1973년의 민중봉기보다 더 강력한 민중의 힘이 ‘시민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PDA는 정국에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수리야사이 카타실리 PDA 대변인은 8일 “입헌 군주제와 추밀원을 보호하겠다”면서 “UDD가 이끄는 시위대가 사회 혼란을 초래하도록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10일 태국 파타야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규모 시위에 직면하게 된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시위대의 자제를 거듭 호소했다. 그는 또 “아세안 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면서 “시위가 폭력화되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내전이나 ‘시민혁명’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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