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경기부양” 佛-獨 “금융규제 강화”

  • 입력 2009년 4월 2일 02시 58분


中은 “점진적 금융개혁”

정상들 언론통해 신경전

美-러 “핵 감축 협상 재개”

주요국 양자회담 잇따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1일 영국 런던에서 주요국 정상들은 연달아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들 중 일부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다. 또 정상들은 2일 시작되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언론을 통해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였다.

∇중국-프랑스 관계복원 합의=티베트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프랑스와 중국이 고위급 대화를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양국 외교부가 1일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웹 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두 나라는 적절한 시점에 고위급 접촉과 전략적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가 어떤 형태로든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외교부도 대화 재개를 확인했다.

▽양자회담 러시=중미 양자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하반기 중국을 방문해 달라”는 후 주석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양국은 북한과 이란 핵 문제, 무역과 투자 활성화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에서는 핵탄두 감축 협상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정상들은 양자회담 외에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서로를 압박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15년간의 (일본 경기침체) 경험으로 볼 때 경기부양책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추가 경기부양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험이 없는 독일이 자신들의 시각에서만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이미 800억 유로에 이르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며 기존 의견을 고수했다.

▽움직이는 백악관=오바마 미 대통령의 행보가 관심을 끌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면담을 포함한 일정이 분 단위까지 쪼개서 잡혀 있다. 1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유럽 순방 8일간 일정을 지원하기 위해 백악관이 준비한 기간은 6주일. 비밀요원과 정책보좌팀을 포함한 200여 명의 스태프와 6명의 전담의료진, 요리팀 등이 동행했다. ‘마린 원’으로 불리는 헬리콥터와 대통령 전용 리무진 등 30여 대의 차량 등이 실린 화물기도 따라 붙었다. 대통령부인 미셸 여사의 사진을 찍으려고 몰려드는 인파 사이에는 전문 경호팀이 배치됐다. 사실상 ‘움직이는 백악관’이다.

▽배수진 친 사르코지=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 참석자들이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회의 때도 같은 발언으로 엄포를 놨다. 이는 1965년 샤를 드골 대통령이 유럽경제공동체(EEC)의 결정에 반대해 자리를 박차고 나갔던 이른바 ‘공석 정치(empty chair)’를 연상시키는 발언이다.

또 사르코지 대통령은 금융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프랑스는 G20 합의서 초안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독일의 생각도 똑같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속도 조절하는 후진타오=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31일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점진적, 전면적이고 실효성에 바탕을 둔 국제금융 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과제는 국제금융시장을 안정시켜 실물경제 발전을 촉진하고 대중과 기업의 믿음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중국 경제 관료들이 미국을 겨냥해 달러화 기축통화 체제를 문제 삼는 등 ‘공격적인 발언’을 해 온 것에 비하면 수위가 낮아졌다.

런던=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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